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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1983' 정정용호의 밑그림은 '이강인 극대화' 3-4-1-2

'어게인 1983'에 도전하는 정정용호의 밑그림이 나왔다.

2019년 폴란드 U-20 월드컵에 나서는 정정용호는 5일 베이스캠프지인 폴란드 그니에비노에 입성했다. 공격진의 에이스로 평가받은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소속팀 일정 문제로 끝내 호출되지 못했지만, 또 다른 해외파인 김정민(리퍼링)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가 현지로 합류하며 정정용호는 마침내 완전체를 이뤘다. 국내 소집훈련부터 이어진 조직력 다지기에 공을 들인 U-20 대표팀은 폴란드에서 두차례 평가전을 진행했다.

결과는 기분 좋은 2연승. 12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조영욱의 골로 정규시간을 1대1로 마친 대표팀은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이겼다. 눈에 띄는 것은 18일 열린 에콰도르와의 최종 평가전이었다. 컨디션 점검차 한 뉴질랜드전과 달리 에콰도르는 가상의 아르헨티나전이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아르헨티나, 남아공, 포르투갈과 F조에 속했다.

에콰도르는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다. 에콰도르는 지난 1월 칠레에서 열린 남미 U-20 챔피언십에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등 전통의 강호를 모두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한국이 상대해야 하는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1대0), 최종결선(2대1)에서 두차례 만나 모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정정용 감독은 에콰도르전에 베스트 전력을 가동했다. 이날 보여준 전형이 본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3-5-2, 정확하게는 3-4-1-2가 유력하다. 정 감독은 그간 포백과 스리백을 두고 고민을 이어갔다. 선수비 후역습을 천명한만큼 최종 선택은 스리백이었다. 김현우를 축으로 이지솔(대전) 이재익(강원)이 스리백을 이뤘다. 김주성(서울)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 세 선수가 본선에서도 수비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수비 전형만큼이나 관심을 모은 주전 골키퍼 경쟁에서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에서 넘버1이었던 이광연(강원)이 최민수(함부르크)보다 한발 앞서는 형국이다. 이광연은 에콰도르전에 선발로 나섰다.

허리진은 왼쪽부터 최 준(연세대) 김정민(리퍼링) 고재현(대구) 황태현(안산)이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좌우에 포진한 최 준-황태현은 때에 따라서는 수비로 내려가 파이브백을 이룬다. 김정민이 공수를 조율하고, 고재현이 수비적인 임무를 맡을 전망이다.

공격의 조타수는 역시 '에이스' 이강인(발렌시아)이다. 정 감독은 이강인을 투톱 바로 아래 포진시켜 그의 패스 능력과 결정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밑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포진시킨 것도 수비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공격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강인에 대한 정 감독의 기대는 남다르다. 이강인은 볼을 다루는 기술과 정교한 패스, 여기에 강력한 슈팅까지 에이스로 손색이 없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등번호 10번을 받았다. 최용수 박주영 권창훈 이승우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U-20 월드컵 대회에서 달았던 번호다.

투톱은 조영욱(서울)-전세진(수원)이 이룬다. 당초 정우영이 합류했을 경우, 스리톱도 염두에 둘 수 있었지만 결국 프로에서 결정력을 인정받은 두 선수가 투톱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아산) 엄원상(광주)도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정정용호는 에콰도르전에서 후반 32분 터진 이강인의 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강인은 작년 6월 툴롱컵 이후 약 1년만에 대표팀에서 골맛을 보며, 다시 한번 강팀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이강인의 결승골만큼이나 기쁜 것은 무실점이다. 정 감독은 국내 소집부터 수비 안정화를 강조했다. 수비가 흔들리면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콘셉트 자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강호 에콰도르를 상대로 한골도 내주지 않으며 본선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3-4-1-2 전형에 대한 마지막 점검을 마친 정정용호는 에콰도르를 잡으며 자신감 상승이라는 덤까지 얻었다.

성공적인 현지 적응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19일 U-20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장소인 비엘스코-비아와로 건너갔다. 한국은 25일 오후 10시30분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