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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체제 변신' 인천, 반등할 수 있을까

위기의 인천이 승부수를 띄웠다.

인천은 14일 유상철 전 전남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달 15일 욘 안데르센 감독을 경질하고 임중용 대행 체제로 운영하던 인천은 한 달만에 새 감독을 찾았다.

인천은 10경기 째 승리가 없다. 순위도 최하위다. 안데르센 감독 경질 후 2경기 연속 무승부로 반등하는 듯 하더니 다시 연패에 빠졌다. 인천은 빨리 새로운 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 인선 작업의 속도를 높였고, 소통에 능하고 전술적으로 유연한 유 감독을 전격적으로 선임했다. 유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지휘봉을 잡았다. 나도, 인천도 큰 도전이다. 반드시 인천을 잔류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천의 사정이 어려운만큼, 유 감독의 발걸음도 빨랐다. 유 감독은 14일 구단 사무실에서 사인을 한 후 곧바로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단순한 인사의 자리가 아니었다. 부상자, 훈련 등 선수단 현황을 들었다. 영상을 통해 인천의 경기 장면을 꼼꼼히 살펴본 유 감독은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자원부터 꾸렸다. 유 감독은 주말 대구전부터 벤치에 앉는다.

일단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대구전까지 준비시간이 3일 밖에 되지 않는다. 유 감독은 원래 스리백을 염두에 뒀지만, 부노자가 지난 포항전에서 퇴장당하며 활용할 수 있는 센터백 수가 줄었다. 이재성은 장기부상에 시달리는 중이다. 기존의 포백을 유지할 생각이다. 일단 수비는 임중용 대행 체제에서 4경기 동안 단 2실점만 할 정도로 안정감을 찾았다. 유 감독은 "부노자의 공백이 크기는 하지만 틀 자체는 흔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진짜 문제는 공격이다. 4경기에서 한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포항전(0대1 패)에서 무고사, 콩푸엉, 남준재 문창진 등 핵심 공격자원들을 모두 내세웠지만, 또 다시 골문을 여는데 실패했다. 유 감독도 이러한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유 감독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잡을 경기는 잡아야 하는데 지금같이 골이 터지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했다. 일단 자원에는 변화를 줄 수 없는만큼 다양한 조합과 패턴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짧은 시간 동안 세트피스에 많은 공을 들일 계획이다. 유 감독은 "그나마 지금 만질 수 있는 것이 세트피스다. 잘만 준비하면 의외의 한방으로 골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당장 큰 변화를 줄 수 없는만큼 반등까지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 시간을 줄이는 것이 유 감독의 숙제다. 그 어느때보다 각 팀간의 전력차가 크지 않은 올 시즌, 인천이 지금처럼 부진의 시간이 길어질 경우, 잔류의 가능성도 희박해진다. 유 감독은 취임일성으로 '생존축구'를 강조했다. 인천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수도 쓸 수 있다고 했다. 일단 무승 고리를 빠르게 끊는 것이 중요하다. 분위기만 바꾸면 인천 특유의 뒷심을 발휘할 수 있다. 생존 노하우가 풍부한 인천은 후반기 전까지 잔류권과의 승점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등의 시작은 승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