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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라미란 ''걸캅스'로 첫 주연..조연처럼 임했다가 내 명에 못살 뻔'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라미란(44)이 "첫 주연작, 조연 연기하듯 처절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코미디 액션 영화 '걸캅스'(정다원 감독, 필름모멘텀 제작)에서 전직 전설의 형사였지만 현재는 민원실 퇴출 0순위 미영을 연기한 라미란. 그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걸캅스'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사회에 만연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소재로 시원한 액션, 짜릿한 쾌감이 더해진 현실감 넘치는 수사극을 통해 보기만 해도 속이 뻥 뚫리는 핵사이다 오락 영화로 5월 관객을 찾은 '걸캅스'. 최근 연예계 큰 충격과 공분을 일으킨 승리·정준영 등의 몰카 촬영 및 유포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여성 범죄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걸캅스'는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탄탄한 소재와 통쾌한 결말로 보는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특히 '걸캅스'는 영화 '소원'(13, 이준익 감독) '덕혜옹주'(16, 허진호 감독) '내안의 그놈'(19, 강효진 감독),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KBS2 예능 '언니들의 슬램덩크' 등 탄탄한 연기력과 친근한 매력을 전하며 대체불가의 배우로 등극한 라미란의 첫 주연작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중. 매 작품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한 라미란은 '걸캅스'에서도 라미란표 생활밀착형 연기부터 강도 높은 액션, 배꼽잡는 코미디, 불꽃 카리스마까지 선보이며 폭발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라미란은 첫 주연작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 이 작품도 주연처럼 안 하고 조연처럼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주연이라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됐라. 영화를 촬영하기 전엔 내 명에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걸캅스' 제작진과 첫 만남 때부터 '내가 했던 대로 조연 연기 하듯이 똑같이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조연은 많은 신이 주어진 게 아니라 매 신 최선을 다하는데 그렇게 연기를 하려니 너무 힘들더라. 주연으로서 비중도 많아져 그것에 열중하다보니 중간에 지쳐서 '그냥 주인공처럼 연기 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내가 했던 조연 부분을 다른 분들이 다 메꿔주고 있더라. 내가 다 할 필요가 없겠다 싶어서 안배를 하기 시작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사실 내겐 몇 년 전부터 주연 대본이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못한다며 거절하기도 했다. 난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거절했다. 주연이라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됐다. '걸캅스'는 과거 '소원' 때 작업을 같이 한 제작자였는데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때 우정출연을 해줬다. 그때부터 슬금슬금 나를 두고 주연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라. 제작자와 계약이 됐는데 그때 제작자가 '너의 첫 주연은 내가 꼭 할 것'이다고 약속을 했다. 보통 그런 이야기 공수표로 날리지 않나? 그런데 정말 몇 년에 걸쳐 준비를 하더라. 나 같은 사람을 주연으로 내세워 만든다는 게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다. 나를 너무 높게 평가해준 것 같다. 이뤄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 됐다"고 고백했다.

한편, '걸캅스'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다룬 영화다. 라미란, 이성경, 윤상현, 최수영, 염혜란, 위하준 등이 가세했고 정다원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