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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손가락욕→일베 논란투성이'..변화無 '마리텔V2' 대체 왜 돌아왔을까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이하 '마리텔2')가 4회까지 방송을 마쳤다. 2015년 '마이 리틀 텔레비전' 시즌1은 인터넷방송과 지상파가 융합된 파격적인 기획이 눈에 띄며 인기를 모았다. 말하자면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는 1인 크리에이터 관련 방송의 '시조새' 격이다. 백종원이라는 스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1 방송 당시에도 '마리텔'은 인기만큼이나 논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시작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4회 방송 만에 인기 순위에서 낮았던 김구라를 교체하는 대신 2위였던 예정화를 탈락시켜 시청자들의 맹폭을 받았다. 네티즌 아이디도 문제가 생겼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용어 'MC무현'을 뒤바꿔 쓴 '현무 CM'이라는 아이디가 버젓이 방송 화면에 등장한 것. 때문에 한 때 '일베 마리텔'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색종이 아저씨'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 원장은 고가 자동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고, 백종원은 부친의 성추행 논란으로 하차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또 황재근 디자이너와 함께 출연한 모델 김진경은 "CL닮았다"는 말에 "왜 그러세요"라며 들고 있던 가위를 던지듯 내려놓는 태도로 논란이 됐다.

가장 큰 논란은 역시 트와이스 쯔위였다. 쯔위는 2015년 11월 '마리텔'에 출연해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이 장면은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인터넷 방송 캡처 화면이 나돌며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돼 쯔위의 중국 활동에 문제가 됐다.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 이어졌다. 댄서 배윤정은 채팅창에서 대화를 나누던 도중 손가락 욕설을 했고, 가희는 PD에게 "팔 병X이냐"는 비하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이외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최소한의 사고 방지조치조차 없었던 방송이었기 때문에 지상파 프로그램에 어울리지 않는 논란들이 연속해서 발생했다. 시청률까지 곤두박질치며 2년 만에 막을 내렸다.

기대가 높지 않았지만 2년 만에 새 카드를 꺼내들었다. 있는 듯, 없는 듯 시즌 2도 존재감이 희미하다. 큰 변화도 없었다. 출연진을 김구라 외에 모두 교체한 것, 장소를 일산스튜디오에서 서울 모처로 옮긴 것 그리고 1위 대신 기부금 합산이라는 미션으로 바꾼 것이 변화의 대부분이다. 더 아쉬운 점은 아마존 트위치라는 해외 게임 1인방송 포털로 플랫폼을 교체한 것이다. 시즌 1에서 활용하던 플랫폼이 사라진 탓도 있지만 굳이 해외 거대 사이트와 손잡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즌 1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연히 시청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19일 방송에서도 2.6%(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에 머물렀다. 1회 3.7%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후 하락세가 크다. 이 정도 하락세라면 몇 회차 후에는 낮은 시청률의 기준인 애국가 시청률도 경신할 태세다.

SBS '가로채널'이나 JTBC '랜선라이프' 등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고, 연예인들이 직접 1인 방송을 하는 트렌드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마리텔'의 독특함은 사라졌다. '마리텔' 특유의 '촌철살인' 자막도 이제 방송에서 보편화 돼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유저들의 멘트에 재미를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져 사고위험이 더 커졌을 뿐이다.

패널들도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마리텔'에서 푸는 것보다 직접 '유튜브'에서 방송하는 것이 나은 세상이 됐다. 차라리 전혀 새로운 포맷의 방송을 론칭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