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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없는 김현수, 이대로 괜찮은가

"조금만 앞에서 치면 좋을텐데."

LG 트윈스 김현수가 부진하다. 방망이가 잘 맞지 않는다. 주장으로서 면이 서지 않는다.

김현수는 22일 현재 타율 2할9푼9리(87타수 26안타), 10타점을 기록중이다. 25경기를 치렀지만, '타격 기계'다운 모습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홈런은 없고, 타점도 쑥스러운 수준이다. 10개 구단 3번 타자 가운데 홈런이 없는 선수는 김현수와 KIA 타이거즈 안치홍 둘이다.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시즌 초 LG 타선이 답답한 것은 외인 거포 토미 조셉의 부상 결장 외에 김현수의 부진도 주요 원인이다.

LG는 공동 3위로 선전중이다. 투수들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었다. 마운드는 리그 1위(평균자책점 2.68)지만 팀타율은 9위(0.244), 팀홈런 9위(14개), 득점권 타율은 꼴찌(0.242)다.

김현수의 부진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지난 21일 "배트에 맞는 포인트가 늦다. 공 2~3개 정도 앞에서 때려야 하는데 늦다"면서 "땅볼 안타만 나오고 있다. 어제 중견수가 뒤에서 잡은 그런 타구가 나와야 하는데 자주 안 나온다"고 진단했다.

26개의 안타 가운데 2루타가 5개이고 나머지는 단타다. 류 감독이 언급한 '그런 타구'란 20일 키움전에서 친 중견수 플라이. 2회말 선두타자로 나간 김현수는 풀카운트에서 키움 좌완 선발 이승호의 몸쪽에서 가운데로 몰리는 140㎞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쪽으로 깊은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박정음이 전력질주로 잡아냈지만, 맞는 순간 배트 중심에 '걸렸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21일 키움전에서 김현수는 4타수 1안타를 쳤다. 안타는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키움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134㎞ 몸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1루수를 스쳐 우익선상으로 굴린 2루타였다. 타구가 강하기는 했지만, 키움 1루수 장영석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2루에 도착한 김현수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김현수는 지난 16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6경기 연속 안타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득점권에서 안타는 하나도 없었다. 상대 투수의 까다로운 승부 탓도 있지만, 정상적인 타격 컨디션이 아니라는 진단이다. 전형적인 홈런타자는 아니라도 이제는 큰 타구를 쳐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김현수는 2015년 두산 베어스 시절 28홈런(개인최다), LG 합류 첫해였던 지난해 20홈런을 때린 바 있다.

김현수가 시즌 개막 후 25경기 동안 홈런을 못 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LG로 이적한 첫 시즌인 지난해에는 4번째 경기에서 첫 홈런을 터뜨렸고, 두산 베어스 시절인 2015년에는 개막전에서 홈런을 기록했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2014년에도 15번째 경기에서 첫 홈런을 뽑아냈다. 올해보다 첫 홈런이 늦었던 시즌은 2012년(7홈런)과 2008년(9홈런)이다. 2012년에는 30번째, 2008년에는 33번째 경기에서 첫 홈런이 터졌다. 올해는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주목할 것은 홈런이 아니라 타구의 질과 클러치 상황에서의 부진이다.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고 해도 늦어지면 팀에는 악재다. 조셉이 빠지면서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현수. 그가 폭발해야 LG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