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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가해자, 영화계 떠나라'…'미투→사과無' 김기덕 감독 규탄의 한 목소리(종합)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진실을 밝히려는 목소리를 막을 순 없다!"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는 여전히 뜨겁게 외치고 있다. 많은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기고도 단 한번의 사과 조차 하지 않은 영화 감독 김기덕. 도대체 그의 진심어린 사과를 우리는 언제쯤 들을 수 있을까.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 미투 논란에 휩싸였던 영화 감독 김기덕을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의 주최로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는 김기덕의 성희롱 및 성폭행을 고발했던 MBC 'PD수첩'의 박건식PD를 비롯해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한유림 전문위원,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배복주 상임대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홍태화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해 초 그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증언이 계속되면서 이른 바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MBC 'PD수첩'은 그에게 언어적 성희롱은 물론 충격적인 육체적 성추행 및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보도해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김기덕 감독은 방송 이후 사과는커녕 'PD수첩'과 성추행 피해자 A씨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최근에는 한국여성민우회가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자신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개막작 초청 취소 공문을 보내 자신이 성폭력 가해자로 명예 훼손했다며 서울서부지법에 3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이날 사회를 맡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부소장은 "김기덕 감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달 뒤에 또 연다는게 분노스럽다. 지난해 김 감독은 피해자와 'PD수첩'을 무고죄로 고소해됐다. 혐의 없음 처분이 됐으면서도 김 감독은 10억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총 13억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진실을 목소리를 막을 수 없다. 피해자의 연대는 계속될 것이다"고 말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홍태화 사무국장은 "2017년 첫 번째 사건에 영화의 신문고에 접수된 김기덕 감독의 사건을 총 7개월에 거쳐 사실조사를 했다. 여배우 A씨를 뺨을 수차례 때린 폭행죄, 성적수치심이 있는 장면 촬영을 강요한 죄, 스태프들에게 피해자가 무단이탈을 했다는 허위 사실을 전하며 명예훼손을 한 죄이다"며 "사실 조사를 진행하면서 뺨을 수차례 한 폭행에 대해서는 여러 스태프의 증언에 따라 확인됐다. 성적 수치심 촬영 장면의 강요에 대해서는 시나리오에 있지 않은 작품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남성 배우에게 여성의 신체 부위를 잡게 촬영을 했다는 걸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여배우분께서 무단 이탈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녹취를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홍 사무국장은 "사실 조사를 하면서 피해자분께서 바란건 오로지 사과뿐이었다. 영화인신문고에서는 김기덕 감독에서 사과를 요청했지만 어떤 응답도 없었고, 그 이후 이어진게 피디수첩의 방영이었다. 그런데도 김 감독은 그 누구에게도 반성이나 사죄를 하고 있지 않다. 가해자는 유죄가 드러났으면서 드러냈으면서 해외 영화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또한 가해자 편에 서서 옹호했던 프로듀서 역시 왕성하게 제작자로 활동중이다. 가해자와 가해자 편에 선 사람들이 너무나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여성 피해자는 영화계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가해자는 살아나고 피해자는 죽어버린 영화계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저희 영화계는 가해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고 강력 대응한다. 이렇게 사죄와 반성하지 않는 분은 영화계 퇴출까지 고려하며 강력대응하겠다. 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해서 영화계까 모두 머리 모아 고민하겠다. 김기덕 감독은 모든 피해자에게 사죄를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PD수첩'의 박건식 PD도 목소리를 더했다. 박 PD는 "저희가 김기덕 감독 사건 뿐 아니라 김학의 사건까지 다루면서 우리나라에서 여성들이 도구화 되며 수단화 되면서 인격으로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하나의 물건처럼 쓰이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성상납이라는 말로 대변되듯이 여성이 하나의 접대도구로 존재했다는걸 많이 느꼈다. 그게 가장 심했던 게 바로 영화계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 나라 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투 운동의 촉발도 미국의 제작사 하비 와인스타인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실명을 밝히고 미투 고소를 한 분이 100명이 넘는다. 그리고 수많은 유명 배우들이 나서고 스태프들까지 나서고 있다. 그래서 그 결과 가해자 와인스타인은 영화계를 영원히 떠났다. 그런데 한국영화계는 여건상 한분 외는 고소를 하지 못했다. 저희에게 증언해주셨던 피해자분들도 한분 외에는 고소를 하실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김기덕 감독은 유일무이하게 우리나라에서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신 분이다. 가장 유명한 감독이다. 그런데 여성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김 감독이 승승장구하고 해외 영화제를 가실때마다 더 초라하고 후회하신다고 하더라. 내가 거부하지말고 그의 요구를 따랐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하신다더라"며 "피해를 보신분들은 점점 비참함을 느끼고 영화계를 떠나는데 가해자는 승승장구하는 현실은 잘못된거라 생각한다. 2차 가해뿐 아니라 3차 가해까지 막아야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분들은 떳떳히 살고 가해자들이 영화계를 떠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김기덕 감독으로부터 3억원의 손배소 피소를 당한 한국여성민우회 강혜란 공동대표는 "2017년 이후 김기덕 감독을 둘러싼 피해자의 증언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인 그의 앞에서 피해를 입증하는게 어렵다. 그리고 주변인들은 일을 함구하면서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고 그로 인해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노출돼 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저희가 굉장히 답답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김기덕 감독은 단 한번의 사과나 성찰도 없이 각종 해외 영화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모스크바 영화제 심사위원으로까지 위촉됐다. 이는 다수의 미투 가해자들이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하는것과 다른 행보다. 그리고 피디수첩, 피해자, 민우회에 대한 고소와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사회는 미투 이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됐던 성차별을 바꿔나가고 있다.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읨 목소리도 드러내고 있다. 가해자들의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으려고 하는거다. 이러한 변화는 피해자와 지원단체, 비판적 언론의 매체는 김기덕 감독의 행태를 좌절시킬 것이다. 아집과 고집으로 점철된 그의 행동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이었던 것인지 확인시켜줄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한국영화성평든센터 든든의 한유림 전문위원은 "든든에서 지원하고 있는 피해자 A씨에 대한 상황을 전해드린다. 원래는 A씨가 입장문을 쓰시고 제가 입장문을 대독을 하려 했지만 기본적으로 오랜 법정 싸움 속에서 건강이 좋지 않아 입장문을 쓰기 어려우셨다. 병원에 입원해야 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셨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한 한 전문위원은 영화단체 공동성명서를 통해 "김기덕 감독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며,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은 지난 3월 '피디수첩'과 여배우 A씨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가하면, 4월 개막하는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을 맡는 등 해외영화제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어떠한 반성과 성찰도 보여주지 않는 김기덕 감독과 그를 옹하고 그에게 공적 활동의 기회를 주는 사람들 모두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 개봉이 취소되고 감독으로서의 명예가 훼손된 것은 김기덕 감독 본인이 저지른 일들의 결과다. 김기덕 감독이 더 이상 2차 가해를 멈추고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하기를 촉구한다"며 "동료 영화인이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입증 가능한 법적 책임만큼이나 도의적 책임의 무게를 깊이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