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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베테랑 안영명의 진심 '주어진 보직에 맞추는 것도 우리의 일'

"보직에 맞게 변하는 것도 우리의 사회 생활이다."

한화 이글스 최고참 투수 안영명(35)의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베테랑 안영명은 올 시즌 한화 불펜의 키로 떠올랐다. 필승조 중 가장 먼저 등판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1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제로. 17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으나, 안영명의 실점은 아니었다. 그래도 위기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등 제 몫을 다 해냈다. 쾌조의 스타트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안영명, 박상원 등이 잘해주면서 불펜진을 개편할 수 있게 됐다"며 흡족해 했다.

지난 1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안영명은 "준비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똑같이 했다. 그런데 송진우 코치님이 선수 때부터 나를 봐오셨고, '초반에 항상 스타트가 늦게 걸린다. 빨리 준비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캠프 때부터 빠르게 준비를 많이 했다. 체력적인 부분도 무시하면 안 될 나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도 준비를 많이 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2003년 한화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안영명은 어느덧 팀 내 투수 중 최고참이 됐다. 세월이 지난 만큼,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안영명은 "과거에 비해 더 많이 뛰고, 체력 훈련을 더 많이 한다. 힘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좋아진 것 같다. 반면 나이가 들면 유연성, 순발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거리도 많이 뛰고, 빨리 뛰려고 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과거와는 다르다"면서 "시즌 성적도 중요하지만, 몸 상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임감도 따른다. 안영명은 "지금은 (정)우람이와 나 정도가 고참이다. 이전과 많이 다르다. 과거에 나는 '뒤에서 선배들이 해주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분명 젊은 투수들이 비슷한 생각을 할 것 같다. 후배들 보기에 창피하지 않으려고 하고, 책임감을 가지려고 한다. 등판할 때도 후배들이 내보낸 주자들을 꼭 막아주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최고참인 만큼 중요한 보직을 맡게 됐다. 안영명은 "캠프 때부터 감독님이 보직을 말씀해주셨다. 선발일 때는 경기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었다. 지금은 급하게 등판하는 보직으로 바뀌었다. 그에 맞춰 몸 푸는 노하우도 생겼다. 15구 정도를 던지고 바로 마운드에 올라가도록 단련했다. 상황에 맞게 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빨라지는 세대 교체 속에서 안영명의 마인드는 확고하다. 그는 "어느 사회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건 맞다. 그게 이뤄지는 과정에서 힘이 밀려서 물러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긴 하다. 그래도 우리는 이 팀의 소속 선수이다. 감독님이 부여하는 보직에 맞게 변하는 것도 팀원의 사회 생활이라 본다. 맞춰서 잘해야 한다"고 했다.

천금 같은 기회를 얻은 선발 투수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안영명은 "2015년에 10승을 한 이후 하지 못한 게 창피하기도 하다. 나 역시 많은 기회를 받았다. 지금은 후배들이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자연스럽게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는 착각은 안 했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도 많이 해준다. 젊은 투수들이 잘해주면 10년은 거뜬하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그들이 잘해줘야 한화가 선발 야구를 할 수 있다. 필요한 부분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려 한다. 또 젊은 투수들이 흔들리면 막아주는 게 내 역할이기 때문에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