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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전 올인 맥과이어, '1회-1,2구 악몽' 지워라

5번째 출격, 이번에는 꼭 보여줘야 한다.

삼성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30)가 16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리는 키움전에 선발 등판한다.

벼랑 끝,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4경기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은 7.85다. 퀄리티 스타트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지난달 29일 대구 두산전 5이닝 1실점이 최고 성적이다. 그 당시도 3안타 5볼넷으로 유쾌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문제는 투구수다. 18⅓이닝 동안 392개를 던졌다. 이닝 당 평균 20구를 넘는다. 5회면 한계투구수 100개를 채운다는 이야기다. '공격적 피칭'에 대한 벤치의 주문이 이어지는 이유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죽을 맛이다. 공격적인 피칭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초구, 2구에 스트라이크를 넣으며 승부를 걸면 집중타를 맞는다. 덜컥 두려움이 생긴다. 신중해진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진다. 볼넷을 주거나 또 맞는다. 악순환의 전형이다.

마운드 위에서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던 맥과이어는 초구, 2구에 무척 약했다. 1회에도 맥을 추지 못했다.

그는 등판한 4경기 중 단 1경기를 제외한 3경기에서 1회 실점을 허용했다. 전체 19실점 중 1회 실점이 6점이다. 1회 평균 투구수(24.5개)도 가장 많았다. 1회 피안타율은 0.412, OPS는 무려 1.330에 달한다.

초구, 2구에 많이 두들겨 맞았다. 전체 23피안타 중 2구 이내에 허용한 안타가 무려 16개, 피홈런 5개 중 3개였다. 절반이 넘는 수치다. 공격적 피칭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만한 데이터다.

이른 이닝과 이른 볼카운트 공포를 극복할 방법은 단 하나 뿐이다. 정교하게 타자를 공략하는 수 밖에 없다. 무작정 피해가서는 답이 없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른 카운트에 '제구된' 스트라이크를 과감하게 찔러넣어야 한다. 캠프 당시 맥과이어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모든 구종을 원하는 코스에 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이 바로 그 능력을 반드시 보여줘야 할 타이밍이다.

공격적 피칭은 기계적 의미가 아니다. 한 가운데나 높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이 공격적인 피칭은 아니다. 정확한 코너로 낮게 제구된 스트라이크여야 의미가 있다. 맥과이어의 제구 불안은 메커닉적인 측면도 있지만, 심리적인 측면도 있다. 1회나 낯 선 타자에게 던지는 첫 1,2구, '위기 상황' 등에서 흥분해 점점 빨라지는 템포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비싼 돈을 들여 1선발 후보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몇 경기 부진하다고 그냥 막 짐을 싸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를 지켜보는 벤치는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 간다. 구단 간 촘촘해진 전력 차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시즌 초반 승부가 중요한 시점. 아무리 용병이라도 매 경기 부진한 투수를 계속 쓸 수 있는 인내심은 없다. 그런 여유있는 팀 상황도 아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불펜에서 활약하던 원태인(19)을 선발 준비를 위해 2군에 보내면서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선발진 빵꾸에 미리 미리 대안을 마련해 둬야 한다는 의미. 막내 원태인의 선발 경쟁자는 최고참 윤성환(38)이 될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백전노장 윤성환은 시즌 초 2군에서 착실히 준비하고 올라온 뒤 2경기 연속 선발로서의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지난 12일 NC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선발 5이닝을 소화했던 원태인은 조만간 다시 한번 퓨처스 마운드에 오를 예정. 준비가 완료되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맥과이어가 계속 부진할 경우 '선발' 원태인이 대체할 선수는 윤성환이 아니라 맥과이어가 될 수 있다. 15일 포항 키움전, 혼신의 역투로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내야 할 맥과이어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맥과이어 피칭 분석(4경기·15일 현재)

▶이닝별

1회 17타수7안타(0.412), 2홈런, 6볼넷, 6실점, 출루율 0.565, 장타율 0.765

▶볼카운트 별

0B0S 7타수4안타(0.571)

0B1S 11타수7안타(0.636), 1홈런

1B0S 6타수5안타(0.833), 2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