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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타이틀 전멸' 믿었던 외국인 타자들의 집단 부진

화끈하게 터지는 선수가 없다. 외국인 타자들의 시즌 초반 집단 부진을 어떻게 봐야할까.

현재 주요 타격 순위에 외국인 타자는 한두명을 빼고는 전멸에 가깝다.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타격 4위(0.380) 타점 5위(15타점), 최다 안타 1위(27안타)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키움 히어로즈 제리 샌즈가 타점 4위(16개),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 출루율 4위(0.457), LG 트윈스 토미 조셉이 홈런 공동 2위(5개)에 올라있는 것이 전부다.

반면 불명예 기록인 최다 삼진 부문에서는 외국인 타자들의 이름이 상위권에서 많이 보인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가 25개로 1위에 올라있고, 한화 이글스 제라드 호잉이 19개로 공동 5위,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이 18개로 뒤를 잇고 있다. 현재 2군에 내려가있는 KIA 타이거즈 제레미 해즐베이커는 출장 경기수가 11경기밖에 안되지만, 삼진은 18개로 리그 전체 7위다.

지난 시즌과는 정반대의 출발이다. 로맥과 로하스가 홈런 공동 2위(43개), 타점 부문에서도 러프가 이대호와 함께 125타점으로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장타와 타점 부문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던 외국인 타자들의 컨디션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10명의 외국인 타자 가운데, 현재 '두루두루 잘 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 선수는 페르난데스와 샌즈 정도다. 두 사람의 공격지표가 가장 빼어나고, 결정적일 때 인상적인 타격을 해주고 있다.

지난해 팀내 MVP급 활약을 했던 로맥과 호잉은 임팩트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로맥은 14일까지 타율 2할1푼7리(69타수 15안타)에 2홈런 3타점에 그쳐있다. SK 타선이 전체적인 침체에 빠져있지만, 중심 타선에서 해결을 해줘야 할 로맥이 타점 찬스에서 전혀 쳐주지 못하면서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호잉도 수비나 타점은 조금씩 해주지만, 전반적인 타격 수치가 작년보다 하락한 상태다.

14일 KT 위즈전에서 3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모처럼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준 러프나, 홈런과 타점은 괜찮지만 2할초반대 타율(0.232)을 기록 중인 조셉은 2% 아쉽다.

나머지 타자들은 부진이 더 심각하다. NC 다이노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햄스트링 부상 복귀 후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조급할 필요는 없지만, 개막 초반 3경기에서 보여준 파괴력을 아직 되찾지 못한 상황이다.

KIA 타이거즈 제레미 해즐베이커나 롯데 자이언츠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가장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다. 해즐베이커는 지난 5일 2군에 내려가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고 있지만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이 없다. 한번 더 기회를 받을 것으로 예상은 되나 현재 시점에서는 가장 강력한 교체 후보다. 아수아헤도 마찬가지다. 최근 10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안타는 24타수 2안타. 타율은 8푼3리에 불과하다. 홈런은 없고, 타점도 3개 뿐. 주로 하위 타순에서 나서고 있지만, 아수아헤의 부진으로 가뜩이나 안 터지는 롯데의 공격 흐름이 더욱 끊기는 상황이다. 양상문 감독은 아수아헤의 매커니즘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살아나길 기다리고는 있는데, 이 역시 장담이 힘들다.

팀 전력 구상에서 외국인 선수들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외국인 타자의 경우, 대부분 공격의 핵심 중책을 맡고있다. 아무리 수비력이 빼어나다고 해도 결국 외국인 타자는 타격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과 여러 환경적인 요인으로 리그 타자들의 성적이 전체적으로 떨어진 가운데 유독 두드러지는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 한층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반전 요소를 찾을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