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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우승]'철의 장벽 뚫었다' V1, KB스타즈 새 왕조 열었다

드디어 해냈다. 두드리고 또 두드린 KB스타즈가 여자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8년 이후 무려 21년만에 첫 별을 품에 안았다. 첫 통합챔피언의 꿈도 이뤘다.

안덕수 감독이 이끄는 청주 KB스타즈는 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삼성생명과의 '우리은행 2018~2019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73대64로 승리했다. 내리 3연승을 거두며 '퍼펙트 우승'을 달성한 KB스타즈는 'V1'을 기어이 달성하며 한을 풀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박지수는 기자단 83표, 만장일치로 MVP에 오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지수는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 이번에도 최연소였다. 종전 기록은 2003년 겨울리그 타미카 캐칭이 기록한 24세 1개월이었다.

▶유독 높았던 우승의 벽

유난히도 지독했다.

KB스타즈는 올 시즌까지 무려 15차례나 봄 농구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챔피언 결정전 무대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았다. 파이널 스테이지 경험은 올 시즌을 포함해 여섯 차례에 불과하다. KB스타즈에 정상의 문턱은 높기만 했다.

지난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KB스타즈는 PO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에 3전 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KB스타즈는 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승리의 여신은 언제나 KB스타즈를 외면하는 듯했다.

▶에이스 막내와 무서운 언니들

올 시즌은 달랐다. 더 이상 울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 중심에는 '에이스 막내' 박지수가 있었다. 그는 정규리그 35경기에서 평균 33분37초를 뛰며 13.06득점-1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상대 외국인 선수를 철저히 막아내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역대 최연소 정규리그 MVP도 그의 몫이었다.

'언니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캡틴' 강아정은 순도 높은 3점슛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FA로 올 시즌 KB스타즈의 유니폼을 입은 염윤아는 동생들을 다독이며 팀을 하나로 뭉쳤다. 한 단계 성장한 심성영의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에너지 최강' 카일라 쏜튼이 고공 폭격을 쏟아내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막내와 언니들의 시너지. KB스타즈는 13년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누구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더 큰 목표, 한 번도 서보지 못했던 정상에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철의 장벽 깨졌다, KB스타즈 왕조 열었다

일찌감치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KB스타즈. 열흘의 휴식기가 있었다. 차근차근 준비했다. 강아정 박지수 등 주축 선수들은 회복에 전념했다. 동시에 세 차례의 연습경기를 통해 긴장을 풀지 않았다.

마지막 무대의 막이 올랐다. KB스타즈는 체력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1~2차전은 리드를 내주지 않았고, 3차전도 중후반까지 조금 밀렸지만 마침내 뒤집어낸 후 그대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쏜튼과 박지수의 '트윈 타워'는 물론이고 강아정의 외곽포도 빛을 냈다. 마지막 혈전을 앞둔 선수들은 한 입 모아 "끝내겠다"고 말했다. 약속을 지켰다. 정규리그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압도적 기량을 자랑한 KB스타즈. 창단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정규리그 우승=챔피언결정전 우승' 공식도 이어졌다.

새 왕조가 열렸다. 지난 12년 동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6년씩 양분했던 '철의 장벽'이 깨졌다. 이제는 KB스타즈 시대다. 물오른 기량에 챔피언 경험까지 묶은 KB스타즈는 새 왕조를 열었다.

용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