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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서러운 현실에 눈물'…'집으로' 손현주→홍수현,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종합)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너무나 간절했던 그 이름, 독립된 대한민국"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가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의 뜨거운 만남을 예고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집 예능 다큐 '백년만의 귀향, 집으로(이하 '집으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출연진은 유럽과 러시아, 중국, 미국팀으로 각각 나뉘어 35일간 6개국 14개 도시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단장 손현주와 허일후 아나운서를 비롯해 독립운동가 후손인 배우 한수연과 윤주빈, 정상규 작가, 그외 배우 홍수현과 한보름, 이동휘, 고창석, 피겨선수 최다빈, 역사강사 최태성,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가수 폴킴으로 구성됐다. 제작발표회에는 촬영 일정으로 빠진 이동휘와 고창석을 제외한 출연진 전원이 참석했다.

MBC 변창립 부사장은 인사말에서 "이렇게 프로젝트가 커질지 몰랐다. 100주년 맞이해서 이민사를 한번 정리하기로 했는데, 다큐로 할까 프로젝트성 행사로 할까 고민했다"면서 "풀어가는 과정에서 살이 붙고 이야기를 전해듣는 과정에서 유라시아 대륙과 미주를 35일에 걸쳐서 13명의 셀럽들이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찾는 일정으로 커질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 부사장은 "모든 분들의 열정과 헌신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끝까지 끌고간 원동력은 저희들의 어떤 미안함이나 죄송함 이었을 것"이라며 "현지에서 만난 후손들, 유공자 가족들을 너무 뒤늦게 찾아뵈었다는 안타까움이 많이 작용했다. 의미있는 4부작 다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다니엘은 "홍재하 선생 아들(장자크 후안)의 집앞에 태극기가 달려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눈물을 많이 흘리시더라"고 되새겼다.

손현주는 "예정된 일정은 아니었다. 이장규 선생을 만났다가 홍재하 선생의 후손 소식을 접한 것"이라며 "아리랑을 부르시는데 같이 따라부를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먹먹했다. 집앞에 태극기가 걸려있어 바로 알았다"고 덧붙였다. 홍수현도 "태극기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프랑스어를 할줄 아는 사람이 없어서 말이 안통했는데, 마음이 통했다. 다과와 음식을 차려주시는데, 한국의 정을 느꼈다. 갑작스런 요청에도 흔쾌히 받아들여주셨다"며 미소지었다.

역사강사 최태성은 "홍재하 선생의 아드님인데, 장자크 선생님의 성은 '후안'이다. 왜 성이 다를까.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성을 바꾼 것"이라며 그런 서러운 후손들의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르사유 궁전 같은 멋진 관광공간 속 아픈 역사를 떠올려봤으면 한다"며 "임시정부의 외교 활동은 미주 외에 유럽에서도 활발했다"고 강조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인 정상규 작가는 "저희가 이번에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찾았다. 연구자들도 잘 모르는 내용"이라며 "이범진 선생 이위종 선생 후손에게선 외교부 비밀 문서도 얻었다. 전재산을 블라디보스톡 의연금으로 보내고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오신 분들이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폴킴은 "저희가 새로운 사적지를 발견한 것 같다. 연구진도 모르는 장소다. 독립운동가 후손이 관련 장소를 60년 동안 안가봤다 해서 저희가 가본 곳"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피겨선수 최다빈은 최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의병장 후손 데니스텐의 가족들을 만났다. 최다빈은 "마음이 아팠다. 추모제를 가보니 그의 죽음이 실감났다.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울컥했다.

한보름과 한수연은 보존상태가 처참할만큼 좋지 않은 독립운동 사적지에 대한 설움을 토로했다. 한보름은 안중근 단지동맹비를 떠올리며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한편으로 마음이 무거웠다"고 설명했다. 의병장 후손인 한수연은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육사의 순국지를 찾았다며 "처참할 정도로 생생하게 남아있어 놀랐다. 고문받고 돌아가신 모습이 생생할만큼 관리가 되어있지 않아 서러웠다"며 "지하 감옥에서 추운 겨울에 고문받고 굶고 돌아가셨지 않겠냐. 저희 모두 너무 울었다. 아름다운 시로만 희망을 담아내야하는 마음이 느껴져 서글펐다"고 털어놓았다.

다니엘은 "제가 한국인은 아니지만, 독일에는 히틀러에게 반대하던 '백장미단'이란 단체가 있다. 소피 숄과 한스 숄이란 남매로, 히틀러를 반대하고 독일 민족의 가치를 살리자는 전단지를 돌리다 21세에 사형당했다"면서 "작년에 역사 다큐 때문에 독일에 갔을 때 그 후손들을 만났다. 아마 이번에 셀럽 분들이 느낀 감정과 비슷할 것"이라고 공감했다.

이어 "요즘 한국 역사 다큐에 많이 나온다. 공부할 게 많아 죽을 것 같다"면서 "이번에 프랑스 외에 오스트리아도 방문했는데, 서영해 선생님의 후손들과 독일어로 이야기를 들으니 더 인상깊었다. 다른 사절단 멤버들 이야기 통역해주느라 진땀 흘렸다. 외국인이지만 뜻깊은 촬영이었다"고 덧붙였다.

윤봉길 의사의 종손인 배우 윤주빈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의거 장소인 상해 훙커우 공원을 처음 찾았다. 윤주빈은 "감사하다고 마음속으로 인사드렸다. 덕분에 저도 잘 크지 않았냐"고 숙연한 마음을 드러냈다. 단장 손현주는 "윤주빈이 할아버지 윤봉길 의사와 눈매가 똑같다. 피는 못속인다"며 웃었다.

단장 손현주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 제가 예능이든 교양이든 출연을 많이 하진 않았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무거운 마음으로 왔다. 단발 아닌 시즌2나 지속적으로 진행되길 바란다. 시즌2 하면 다시 갈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기획을 맡은 최형문 차장은 "유럽 이민사 100주년을 정리하다가 덜 알려진 독립운동가 후손 찾기로 이어졌다. 역사를 기록할 필요가 있다는 당위성 면에서 추진했다"며 "이번 방송이 잘 되면 정규편성도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미소지었다. 올한해가 임정 100주년이자 남북 평화 원년으로 진행되는 만큼, 차후 프로그램 편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임장을 보였다.

최태성은 "감상적 애국주의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이란 질문을 되새겨봐야한다. 그분들에게 대한민국은 정말 간절했다. 임정 100주년인 올해가 의미있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일후 아나운서는 "후손분들께서 직접 주신 자료 중에 놀라운 내용이 많다. 국보급 자료도 있다. 특히 1부에는 '무르만스크 탈출작전'이란 감동적인 드라마가 있다"고 강조하며 본방 사수를 당부했다.

'집으로'는 100년 전 전세계를 무대로 조국의 독립을 외쳤던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지 못한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을 만나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 역사와 타국에서의 삶, 선조들에 대한 기억을 들어보고, 독립한 대한민국에 그의 후손들을 초대하는 프로그램이다.

'집으로'는 총 35일간 6개국 14개 도시를 돌며 촬영됐다. 4월 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총 4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