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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경기만에 홈런 터뜨린 LG 조셉, 가르시아-러프와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빨리 터졌다. 물음표 투성이였던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28) 이야기다.

조셉은 지난 겨울 "거포 1루수를 원한다"는 류중일 감독의 요청에 따라 LG 구단이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타자다. 지난해 LG 외인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장기간 부상, 예미한 성격 등 썩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만 남긴 채 돌아갔다. 올해는 무조건 파워 넘치고 건강한 외인타자를 붙박이 4번타자로 박아놓기로 했다.

하지만 조셉은 전지훈련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터뜨리지 못했다. 류 감독은 "타격 그림은 괜찮은데 안타가 안나오네. 지켜봐야지"라며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신경식 타격코치도 "공이 배트에 맞는 면이 하나 밖에 안 보인다. 안이든 바깥이든 파울이 나오기도 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다"며 다소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조셉은 몸값이 신규 외인 상한선인 100만달러일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 동료였던 현 삼성 라이온즈 4번 타자 다린 러프보다 유망주 순위에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LG 구단의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다. 조셉이 제 역할을 한다면 3번 김현수, 4번 조셉, 5번 채은성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어디 내놓아도 남부러울 것이 없다.

그러나 지난 23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 조셉은 삼진 3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실망감을 안겼다. 4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을 올려 적응을 마친 것처럼 보였는데 막상 공식 경기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니 팬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KIA 선발 양현종의 떨어지는 변화구와 다채로운 볼배합에 헛스윙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24일 조셉은 언제 그랬냐는 듯 파워를 잔뜩 담은 경쾌한 스윙으로 KBO리그 첫 홈런을 터뜨렸다. 5-0으로 앞선 2회초 2사 1루서 KIA 선발 제이콥 터너의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날아드는 149㎞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겨버렸다. 테이크백, 임팩트, 팔로스루까지 최대 장점이라고 하는 간결한 타격폼이 그대로 연출됐다. 데뷔 6번째 타석에서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 4회에도 터너의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밀어쳐 깨끗한 우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삼진 없이 5타수 2안타 2타점의 맹타.

조셉은 가르시아 또는 러프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가르시아가 공격적으로 치는데 반해 조셉은 신중하게 공을 보며 선구안을 발휘하는 스타일이다. LG 입장에서는 화끈한 결과가 필요하지 타석에서의 성향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가르시아는 지난해 4월 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 9경기, 39타석 만에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이어 3일 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홈런 두 방을 때리며 기대감을 잔뜩 높였다. 그러나 며칠 뒤 햄스트링을 다치더니 3개월 간 자취를 감췄다.

러프는 2017년 KBO리그 데뷔전에서 KIA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뽑아내며 힘차게 출발했지만, 이후 한 달간 18경기에서 타율 1할5푼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걱정을 샀다. "무슨 저런 타자가 다 있느냐"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러프는 그러나 이후 적응 속도를 높이며 실력을 발휘, 타율 3할1푼5리, 31홈런, 124타점의 폭발적인 타격으로 데뷔 시즌을 장식했다. 적응에 시간이 걸렸을 뿐 타격 실력과 건강은 역대 외인 타자 중 최정상급임을 확인했다.

LG는 조셉이 적응기를 갖더라도 러프와 같은 폭발력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단 데뷔 첫 홈런은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터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