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 종합]'대작·마초 영화만? NO'…박희순이 말하는 영화의 다양성(ft.박예진♥)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마초 영화만 가득한 충무로 영화? 다양성 필요하다 생각해요."

여성 중심의 액션 영화 '마녀'에서 기꺼이 조연을 자처하고 '1987' '남한산성' 등 대작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저예산 독립 영화를 절대 놓지 못하는 배우 박희순(49).'썬키스 패밀리'는 그가 택한 또 하나의 의미있는 작품이다.

아빠의 예쁜 여사친 등장으로 엄마의 오해가 시작된 후, 사라진 가족의 평화를 되찾기 위한 막내딸 진해의 발칙하고 유쾌한 대작전을 그린 가족 코미디 영화 '썬키스 패밀리'(김지혜 감독, 영화사두둥 제작). 극중 사랑꾼 아빠 준호 역을 맡은 박희순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썬키스 패밀리'는 기존 한국 가족 영화들이 보여줬던 유쾌한 분위기 등 장점을 담으면서도 성(性 )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발칙한 생각을 더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섹시하고 독특한 가족 코미디. 발칙하다고 느껴질 만큼 솔직하고 과감한 영화 속 설정은 보수적이고 뻔한 공식을 탈피하면서도 가족과 함께 사랑에 대해 속시원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앞서 '마녀'(2018), '1987'(2017), '브이아이피'(2017), '용의자'(2013) 등 작품에서 묵직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보여줬던 박희순은 이번 작품에서 사랑꾼 아빠 준호 역을 맡아 숨겨왔던 코믹 본능을 원 없이 쏟아냈다. 콧소리 가득한 필살 애교부터 연체 동물을 연상시키는 열정적인 댄스, 혼신의 몸개그까지 신박한 코믹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날 박희순은 가족 코미디와 섹시 코미디를 결합한 '썬키스 패밀리'에 대해 "아주 아슬아슬한 부분이다. 가족 코미디에서 성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정서에서 맞는것인가 고민을 했다. 그 고민이 있긴 했지만 여자 감독님이라는 점에서 안심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남자 감독님이었다면 어느 선에서 넘어갔을 수 있는데 여성 감독님이 연출하고 아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서 균형이 맞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투자 단계에서 그냥 19금으로 가자는 유혹도 있었다. 그래야 돈이 더 되니까. 그러나 우리 감독님과 우리 식구들은 가족코미디이기 때문에 선을 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그래서 사실 쉽게 갈수있는걸 제작 단계에서도 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제작 투자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색깔을 꿋꿋이 지킨 '썬키스 패밀리'. 박희순은 "처음 감독님이 이 작품을 쓰려고 한 의도 자체가 가족에 대한 사랑이고 아이의 시선이었다. 그 생각이 확고했고 동참하려고 했던 배우들도 그 사랑스러움에 끌렸던 거다. 그래서 19금으로 갔다면 배우들이 다 이 영화를 하지 않았을 거다"고 말했다.험난했던 제작 투자 과정을 겪으면서 배우들끼리 더욱 돈독했다는 '썬키스 패밀리'. "제 모든 영화를 통틀어서 술자리가 가장 많은 영화였다"는 박희순은 "아무래도 제작 하는 과정이 어려웠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기간이 길었다. 배우들과도 굉장히 자주 만났다. 힘들었던 과정에서도 배우들이 함께 꿋꿋이 지켜왔다는게 정말 대단하다. 처음 만났던 단톡방이 아직도 있다"며 웃었다.

이날 박희순은 거친 남성 위주의 영화를 하다가 이 작품을 만난 것에 대해 "맨날 시커먼 남자들이랑만하다가 여성분들과 하니까 정말 따뜻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정말 가족, 패밀리 같았다. 말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하게 되더라. 영화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멤버십이 정말 좋았다. 보라와 성범이도 사석에 저를 아빠라고 불렀다. 영화 들어가기 전부터 친밀도가 참 좋았다. 호흡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의 이런 모습을 보여줄 영화가 많이 없었다. 연극에서는 많이 했는데 영화 쪽 오면서 센 캐릭터를 많이 하다보니까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저는 원래 코미디를 좋아한다. 세거나 무게잡는 캐릭터 사실 별로 안좋아한다. 그냥 먹고 살려고 하는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코미디 장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가끔 가다가 코믹적인 요소가 있는 대본이 들어오면 설레고 기다리게 된다. 제작이 여의치 않게 되면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영화가 제작될 수 있게끔 힘을 보태는 편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녀'부터 '썬키스 패밀리'까지 여성 중심이 되는 영화에도 분량에 상관없이 기꺼이 출연을 결정하는 박희순. 작은 저예산 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하며 다양성 영화 확장에 힘쓰는 박희순은 "솔직히 저는 남자들만 나와서 마초처럼 나오는 영화는 저는 싫어한다. 너무 그런 영화들만 나오니까 재미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이어 그는 "아기자기한 영화들을 원래 좋아한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작품이 있는데도 투자가 안되니까 미약한 힘이라도 보태 그런 영화들이 메이드가 되게 만들고 싶다. 이 작품이나 '히치하이크'도 큰 영화를 하면서 중간중간에 한거다. 시간만 되면 언제든 하고 싶다"며 "그래서 '썬키스 패밀리'가 투자 어려움으로 제작이 잠시 중단됐을 때에도 배우들과 만나 이게 지금 어렵더라도 언젠가 만들어질 거니가 이 멤버로 다시 모이자고 이 영화를 꼭 완성시키자는 이야기를 했다. 이 영화 찍을 때가 '남한산성' 끝나고 '1987'을 하기 전이었다. 물론 대작들의 매력이 있지만 사실 대작영화에서 끈끈한 매력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자기 몫만 딱 하면 되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가족들이 뭉치지 않으면 안되는 영화였다. 그래서 멤버십은 그 어느 영화보다 좋았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극중 물 오른 애정 행각과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박희순. 아내 박예진의 반응을 묻자 "집에서 하던 짓거리를 거기서 한다고 로얄티를 내라고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실제로도 애정 표현이 많은 스타일이다. 집에서 모습은 영화에 거의 다 나온 것 같다. 준호처럼 그렇게 요리도 하고 춤도 그렇게 춘다. 아내도 같이 춘다"며 웃었다.아내 박예진과 유머코드가 잘 맞는다는 박희순은 "유머코드 만남에 있어서 말이 통해야 하고 생각이 비슷한 지점이 있어야 하지 않나. 그리고 재미있어 하는 부분이 공통 분모가 될 때 유머 코드라는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웃음을 공유한다는 것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막 티격태격 싸우다가도 그 사람 특유의 표정과 몸짓이 나오면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런 것들이 유머코드의 일환인 것 같다. 그래서 크게 싸우지를 못한다 웃겨서"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애주가 면모를 보여준 박희순은 최고의 술친구를 아내 박예진으로 꼽았다. 이어 "아내와 술을 자주마신다. 원래 제가 친구가 별로 없다.(웃음) 요새는 아내 박예진, 그리고 드라마 속 아내 추자현과 셋이 술을 자주 마신다. 예진씨와 자현씨도 친하다. 추자현은 약간 잔다르크 같다. 대륙을 받아서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준호처럼 자녀가 생긴다면 개방적인 성교육을 할 것이냐"는 짖굿은 질문에 "아직 자녀 계획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요즘 시대는 숨긴다고 숨겨지는 게 아니지 않냐. 음성적으로 발전 시키는 것보다는 조기 교육을 시키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날 박희순은 부부로 호흡을 맞춘 진경에 대해 "연극할 때 서로를 봤는데 서로를 차가울거라 오해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연극할 때는 정말 낯을 많이 가려서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말은 안했다. 그래서 진경씨는 저렇게 말을 안하는 사람이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더라"며 "진경씨도 차갑고 도도해보이지만 정말 따뜻하고 허당인 면이 있다. 그래서 인지 그런 오해를 거두고나서는 더욱 친해졌다. 촬영 전에 친밀함을 높여나서 스킨십이나 무용이 낯설지 않게 친밀하게 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또한 박희순은 극중 여사친 역을 맡은 황우슬혜와의 남다른 호흡에 대해 언급했다. "황우슬혜씨와 장면은 웃음을 매 순간 못참았다. 호흡이 정상적인 호흡이 아니었다. 틱탁틱탁 탁구처럼 가야되는데 탁 치면 타닥! 이렇게 온다. 종잡을 수가 없다. 전 그게 정말 재미있었다. 그래서 웃는라 NG를 많이 냈다. 그런데 정작 황우슬혜씨는 자기가 웃긴줄 모르더라"고 웃었다.

또한 자신의 자녀들로 나오는 삼남매 장성범, 윤보라, 이고은에 대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장성범에 대해서는 "연기력이 아직까지 저평가된 배우"라며 "장성범은 정말 그 또래 중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그 친구를 다시 보게 될 분들이 많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또한 걸그룹 씨스타 출신 배우 보라에 대해서는 "보라는 친화력이 워낙 좋다. 오자마자 다른 배우들과 잘 어우러 졌다. 제작보고회 때도 이아이가 씨스타인제 이제야 깨달았다고 말했는데, 우리랑 있을 때는 인기 걸그룹 씨스타라는게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털털하고 잘 녹아들었다. 정말 털털해서 섹시 컨셉트인 씨스타와 보라를 정말 매칭이 안되더라"고 웃었다. 또한 막내 아역 이고은에 대해서는 "아역 배우 계의 김연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썬키스 패밀리'는 단편 영화 '시작 그리고 이야기'를 연출한 김지혜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박희순, 진경, 황우슬혜, 장성범, 윤보라, 이고은, 정상훈 등이 출연한다. 3월 27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영화사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