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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두차례 구단면담 때는 출장관련 서운함만 토로했다

당황스런 트레이드 요청으로 핫이슈가 된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34)의 '불만 이유'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사건 발생후 닷새가 흘렀지만 이용규를 제외한 그 누구도 트레이드 요청 이유를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중견수에서 좌익수로의 포지션 이동, 테이블 세터에서 9번의 타순 이동,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의 기용법에 대한 불만, FA계약 과정에서의 옵션총족 여부 등이 불만 이유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용규는 20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타순, 포지션, 계약 옵션은 이번 건과 무관하다'고 했다. 인터뷰의 뉘앙스 차이를 일부 감안하더라도 최근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트레이드 요청 이유들은 진실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사실 이용규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된 데는 여러 정황성 추측이 된 트레이드 요청 이유 때문이었다. 포지션과 타순 불만은 사령탑의 고유권한, 프로야구팀의 근간을 이루는 팀워크에 반하는 행동이다. 또 옵션은 이미 계약서에 사인한 내용이다. 이를 시즌에 앞서 부정하는 듯한 모습에 팬들은 격분했다.

트레이드 요청 시기도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를 앞둔 상황이어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하지만 이용규는 진짜 이유가 있지만 밝히지 않는다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이용규는 두 차례 면담에서 어떤 얘기를 건넸을까. 적어도 두번의 만남에서는 출장관련 서운함 외에는 언급한 것이 없다.

이용규는 지난 11일 한용덕 감독과 면담을 갖고 트레이드를 요청했지만 한용덕 감독의 만류로 즉답을 피한 채 돌아갔다. 그리고 12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를 치른 뒤 15일 오후 구단 운영팀장을 만나 재차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한용덕 감독을 만났을 때는 스프링캠프 기간 연습경기 출전 기회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한 감독은 '베테랑인 이용규는 더 이상 체크할 부분이 없는 검증된 선수이고, 다른 어린 선수들은 봐야할 부분이 좀더 있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주었을 뿐'이라고 설명하며 그를 돌려보냈다.

15일 구단 면담에서도 이용규는 다른 서운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았다. 구단이 매우 황당해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강경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감정적인 부분은 개인차가 크기에 일반화 시키기는 어렵다. 본인이 오랜시간 서운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코칭스태프와 구단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감정적인 부분을 면담 자리에서는 꺼내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적어도 특정 사건사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징계성 3군행을 지시받고 서산에서 훈련중인 이용규에게 조만간 책임을 묻는다. 장기간 출전정지가 포함된 중징계가 예상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