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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채흥, 3년만에 야구장 찾은 아버지 앞 역투..롯데전 4이닝 2실점

"이쁘긴요."

20일 부산 사직구장 삼성 덕아웃. 미모의 여동생 이야기를 꺼내자 최채흥이 쑥스러운듯 고개를 젓는다.

지난해 오빠를 응원하러 온 여동생의 모습이 팬들 사이에 퍼지면서 최채흥은 '국민처남'이란 우스갯 별칭까지 얻었다.

올시즌 선발 진입을 위해 노력중인 오빠를 응원하기 위해 동생이 아버지를 모시고 사직구장을 찾았다. 아버지의 야구장 나들이. 이례적인 행보다.

"3년 만이세요. 아버지는 아들이 던지는거 잘 못 보세요. 오히려 어머니께서 더 잘 보시죠. 제가 대학(한양대) 때 한번 야구장을 찾으셨다가 다신 안오시더라고요.(웃음)"

아버지는 큰 마음을 먹고 사직을 찾았다. 하필 사직구장 관중석 공사가 덜 끝나 유일하게 개방된 1루쪽 롯데 응원석에 앉아야 했다. 마음껏 박수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아들을 응원해야 했다.

그래도 아들은 듬직한 모습을 선보였다. 대졸 2년 차 좌완투수에게 올해는 중요한 시즌이다. 풀타임 선발 투수 원년으로 삼고자 구슬땀을 흘렸다. 이제 결과가 나올 시점이다.

최채흥은 아버지와 동생 앞에서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비록 2회 2실점 하고 만루위기에 몰리는 등 아버지를 잠깐 힘들게 했지만 위기 속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기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선발 4이닝 동안 피안타와 볼넷 각각 4개씩을 내주며 2실점. 2회에만 무려 44개를 던지느라 투구수가 갑작스레 많아진 점이 아쉬웠지만 나머지 이닝은 경제적 투구로 선발 전환의 연착륙을 예고했다. 특히 3회 10개, 4회 4개 등 단 14개의 공으로 2이닝을 막아내는 효율적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완급조절과 경기운영능력이 프로 2년 차 답지 않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수. 이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2㎞였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두루 섞어 롯데 타선을 상대했다.

부산=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