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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는' 석현준,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 안보인다

고교 졸업 후 혈혈단신 네덜란드로 건너가 입단 테스트를 통해 AFC아약스와의 계약을 따내며 주목받았던 '자수성가 유럽파' 석현준(28·스타드 드 랭스)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축구대표팀 벤투호에서 제외된 데 이어 소속팀에서도 출장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장신 스트라이커로 한국 축구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가 지워지고 있는 셈이다.

대표팀 제외와 소속팀 출장기회 축소. 선후 관계를 굳이 따지자면 소속팀에서의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팀 발탁에도 악영향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 달여 동안 눈에 띄게 팀내 입지가 줄어들었다. 18일(한국시각) 프랑스 랭스의 오귀스트 들론 스타디움에서 열린 낭트와의 홈경기에도 나오지 못했다. 교체 명단에는 이름이 있었지만, 끝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 4경기 연속 출전이 무산됐다. 그럼에도 랭스는 1대0으로 이겼다. 팀의 신뢰를 거의 잃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원래 석현준은 팀에서 큰 기대를 받는 에이스 후보였다. 스타드 드 랭스는 2018~2019시즌에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1부리그)로 승격하며 공격진 보강을 위해 지난 8월초 야심차게 석현준을 영입했다. 보너스 조항까지 합친 이적료 규모는 약 700만 유로(한화 약 90억원)로 팀내 역대 최고액이었다. 등번호는 10번을 받았다. 석현준에게 대한 팀의 기대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석현준은 이번 시즌 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8월 17일 리옹과의 2라운드 경기에 후반 36분경 교체 출전으로 데뷔전을 치른 석현준은 이후 대부분 교체 멤버로 기용됐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첫 골은 12월 22일 열린 SM캉과의 19라운드 경기에서 겨우 터졌다. 하지만 하필 이때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후반에 바로 교체된 뒤 재활에 들어가는 불운을 겪었다.

약 한달 반 동안 재활에 매진한 석현준은 2월 3일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전에 복귀전을 치렀다. 후반 23분에 교체 출전한 석현준은 그라운드를 밟은 지 18초 만에 시즌 2호 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다시 석현준의 시대가 열리는 듯 했다.

그런데 막상 시즌 2호골 이후 출전 기회가 거의 사라졌다. 2월 18일 스타드 렌과의 25라운드 경기에 후반 19분 교체 출전한 석현준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자 이후 4경기 연속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7, 28라운드 때는 아예 교체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18일 낭트와의 29라운드 때는 교체 명단에는 다시 들어갔지만, 벤치만 지켜야 했다.

석현준이 없어도 랭스는 잘 나간다. 최근 13경기에서 6승7무로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며 리그 6위(승점 46)로 선전 중이다. 파블로 차바리아와 부라예 디아, 레미 오뎅 등 공격수가 연이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다비드 기옹 감독의 눈길이 석현준에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속팀에서 활약이 없다 보니 대표팀 기회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 10월 1일 발표된 '벤투호 1기' 명단에 포함돼 우루과이와 파나마, 호주, 우즈베키스탄전 등과의 평가전에 출격했던 석현준은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데 이어 지난 11일 발표된 A대표팀 명단에서도 이름이 빠졌다. 현재로서는 석현준의 장래가 매우 불투명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