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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속 삼진' 해즐베이커 2연속 특타, 김기태 감독 '스트레스 받지마'

김기태 KIA 감독은 좀처럼 공을 맞추지 못하는 새 외국인 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의 부진에 속단하긴 이르다고 했다. "지켜봐야 한다"며 짧고 굵은 한 마디를 남겼다.

우선 표면적으로는 적응이 느리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그러했다. 9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1할5푼(20타수 3안타)에 그쳤다. 무엇보다 삼진을 9차례나 당했다. 겨우내 '재야의 코치'로 불리는 덕 래타 코치에게 개인교습 받은 새로운 타격 폼에 아직 정착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나마 기대감을 갖게 한 건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쏘아 올린 것. 부활의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프로야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볼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방망이는 허공만 갈랐다. 6연속 삼진을 당했다. 지난 13일 SK와의 두 번째 시범경기에선 5회 마지막 타석 때 공이 포수 글러브로 들어간 라인을 체크하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KBO리그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적응이 덜 된 느낌이었다.

6연속 삼진은 스스로에게도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 이틀 연속 특타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해즐베이커는 지난 12~13일 경기가 끝난 뒤 나머지 공부를 자청해 1시간여 배팅훈련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최형우 이명기 등 같은 왼손타자들이 공을 어떻게 때리는지도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다.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스토리는 지난 5년간 외국인 타자로 뛰었던 브렛 필(2014~2016년)과 버나디나(2017~2018년)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는 것. 적응이 너무 느려 조기교체까지도 생각했을 정도였다. 특히 버나디나는 시범경기 예열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야 할 정규리그에서도 반등을 이끌어내기까지 한 달여가 걸렸다. 2017년 4월 24경기에 출전, 타율 2할5푼8리에 불과했다. 홈런은 한 개. 그러나 기다린 끝에 낙이 왔다. 5월부터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시즌 타율 3할2푼, 27홈런, 111타점, 118득점, 32도루라는 호성적으로 마무리했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견인했다.

그런 면에서 해즐베이커가 적응할 시간을 좀 더 부여해줘야 한다. 김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해즐베이커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했다. 자신감을 가지라고 격려했다."

인내의 시간은 쓰다. 그러나 그것을 견뎌야 새 무대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다. 해즐베이커의 특타는 언젠가 결실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