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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성당서 도난당한 브뤼헐 걸작, 알고보니 복제본'

17세기를 풍미한 네덜란드 출신의 르네상스 화가 소(小) 피터르 브뤼헐의 걸작이 이탈리아 경찰 등의 기지로 도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14일 ANSA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3일 아침(현지시간) 북서부 리구리아 주의 라 스페치아 인근의 산타마리아 마달레나 성당에 소장돼 있던 브뤼헐의 명작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당초 언론은 이날 아침 두 사람이 교회로 들어가 진열 상자를 부수고, 시가 300만 유로(약 39억원)에 달하는 귀중한 그림을 훔쳐 도주했다고 보도했으나, 경찰은 이런 뉴스가 나온 지 수 시간 후에 이 그림이 진품이 아닌 모조품이라고 확인했다.
경찰은 범죄자들이 해당 그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1개월여 전에 진품을 내리고, 복제품을 교회에 가져다 놓는 한편 교회 내부에 경보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보안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시의 다니엘레 몬테벨로 시장은 "누군가가 이 작품을 훔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경찰은 원본을 안전한 곳에 옮겨놓고, 복제본을 걸었고, 몇 대의 감시 카메라도 설치했다"며 귀중한 작품을 도난의 위기에서 보호한 경찰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또한 "교회에 걸린 작품이 진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비밀을 지킨 일부 신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 부유한 가문에 의해 약 1세기 전에 이 교회에 기증된 이 그림은 1981년에도 도난을 당했다가 몇 개월 만에 되돌아 온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 브뤼헐은 플랑드르 지역이 배출한 위대한 화가로 농민들의 모습이나 네덜란드의 풍속을 주로 그린 동명의 화가 피터르 브뤼헐의 장남으로 아버지와 구별하기 위해 보통 소 브뤼헐, 혹은 브뤼헐 2세로 불린다.
한편, 경찰은 가짜 그림을 가지고 달아난 범인 2명에 대한 수배령을 내렸다.
수많은 유적을 품고 있는 이탈리아는 진귀한 문화재와 예술 작품도 어느 나라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어 문화재나 그림 도난이 잦은 편이다.
2016년의 경우 449점의 예술 작품이 도난당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교회에서 없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ykhyun14@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