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FIFA발 2023남북여자월드컵 유치 '정부도 긍정적'

"남북 여자월드컵 공동개최, 정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4일(한국시각) 외신을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발 2023년 여자월드컵의 남북한 공동 유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스코틀랜드 애버딘에서 열린 국제축구평의회(IFAB) 회의 직후 "남북한이 2023년 여자월드컵 공동 유치를 신청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굉장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체부 관계자는 2023년 여자월드컵 유치 신청 가능성을 긍정했다. "한달 전쯤에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타당성 조사 등 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일단 정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여자축구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여자월드컵 남북 공동개최를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달 FIFA 회의에서 인판티노 회장으로부터 직접 공동유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여자축구가 과거 활성화되다가 최근 정체기, 침체기를 겪고 있다. 축구협회에서 관심 제고 차원, 부흥 차원에서 공동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축구협회는 이미 2030년 남북 월드컵 공동개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9월 남북정상의 평양공동선언문에서 명시한 2032년 남북올림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3년 여자월드컵이 남북월드컵, 남북올림픽을 앞두고 남과 북의 개최 역량을 축적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축구 종목의 경우,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대규모 국제대회가 없었다. 2017년 U-20 월드컵이 있었지만 관심도는 떨어졌다. 2023년 여자월드컵은 2030년 남북월드컵가 별개로 추진되는 것이다.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 검토 단계다. 가야할 길이 멀다. 이 관계자는 "법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10억 원 이상의 국비를 지원해야하는 국제대회의 경우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 체육회, 문체부, 기재부를 통과해야 한다. 다"고 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수 조원대의 비용 지원이 필요한 종합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 비해 월드컵은 실리적인 대회다. 종목 활성화를 위해서도 긍정적이다. 이 관계자는 "종합대회는 비용 대비 효과가 불확실하다. 이미 너무 많이 해서 국민적인 피로감도 있다. 향후 지역에서 개최하는 국제대회는 대회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역홍보, 관광객 유치 등 지역발전을 위한 뚜렷한 목적을 갖고 해야 한다. 목적과 명분이 확실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축구 단일종목, 월드컵 유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필요성을 볼 때 나쁘지 않다. 참가국도 많지 않아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FIFA 지원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축구의 경우 국내 경기장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시설 활용도도 높다. 축구는 사실 큰 돈이 들지 않는다. U-20 월드컵의 경우 큰 비용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60억 원의 잉여금을 남겼다. 알뜰한 운영을 통해 모범적인 사례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남북 공동개최의 경우 여자축구 강국인 북한의 관심도 높을 전망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여자축구는 북측의 랭킹이 높다. 최근 북측은 아시아 4개국 축구대회도 개최한 경험이 있다. 2032년 남북 올림픽을 앞두고 북측에서도 국제대회 개최를 통해 개최 역량을 높이고, 개방도 하면서 국제적인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북측과 함께 유치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에서도 좋은 것같다"고 말했다.

FIFA는 지난달 회원국에 2023년 여자월드컵 유치 희망 의사를 3월15일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유치 신청 마감은 내달 16일, 개최지는 2020년 3월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호주, 콜롬비아, 일본, 남아공 등이 유치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