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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원금도 못갚는다고?'…마닷 부모, 피해자 두번 울린 계산법(종합)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가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에 나섰다.

19일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는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A씨는 "1월 9일 국제전화가 와서 4시간 가량 통화했다. 마이크로닷 아버지가 자신이 아이들(산체스, 마이크로닷) 앞날을 막은 셈이기 때문에 생각만 하면 죽고싶다고 했다. 난 당신을 용서할 수 없지만 재호(마이크로닷)을 위해 합의해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조만간 한국에 들어와 경찰 조사를 받고 법적 책임을 질 거라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연대보증으로 5000여 만원의 피해를 본 인물이다. 하지만 마이크로닷 부모는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A씨와 합의했고 처벌불원서 동의까지 받아냈다.

합의를 하지 않은 피해자도 있었다. 마이크로닷 부모의 보증을 섰다 수억 원대의 빚에 시달렸다는 B씨는 "자식을 위해 합의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들 때문에 우리 자식들도 하고 싶은 거 못하고 살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씨 또한 "마이크로닷 부모가 1억 4000만 원, 마이크로닷 1억 5000만 원 해서 총 2억 9000만 원이 있다더라. 돈이 모자라니 먼저 합의 보는 사람, 원금만이라도 먼저 받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걸 강조하더라"라고 밝혔다.

신중권 변호사는 "도피 목적으로 해외에 갔을 때 공소시효가 정지 되기 때문에 형사처벌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다. 민사소송의 경우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하지만, 합의를 했다면 형사 소송에 있어 선처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1998년 5월 충청북도 제천시에서 목장을 운영하던 중 지인과 친척 등에게 사기 행각을 벌여 수 억원을 가로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지난해 알려지며 마이크로닷-산체스 형제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건이 알려진 뒤 마이크로닷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결국 이 모든 사기행각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마이크로닷 측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 도주 의혹이 야기됐다. 마이크로닷의 부모 또한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사를 한 뒤 잠적, 결국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 공조요청을 했다.

이후 마이크로닷 부모는 전화번호를 도용해 피해자들에게 극비리에 접촉하는 한편 변호사를 선임해 차용증을 갖고 있는 일부 피해자들과의 합의에 나섰다. 그러나 마이크로닷과 산체스 형제가 한국 활동을 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합의에 나섰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더 큰 비난 여론이 일었다.무엇보다 대중은 마이크로닷 부모의 황당한 계산법에 분개하고 있다. 20여 년이 지나고나서야 자식들의 앞날을 들먹이며 합의를 시도했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원금까지도 못 준다'는 식의 마이크로닷 부모의 합의법은 일반 상식선에서 쉽게 납득되지 않는 일이다. 합의를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이고, 최소한 원금은 물론 이자까지 정확히 계산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닷 부모는 피해자에 대한 사죄 없이, 합의만을 논하고 있고 심지어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는 한국 연예계 복귀까지 희망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중의 분노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자신들의 말대로 정말 한국에 돌아와 죄값을 치를까. 그리고 제대로 된 합의로 피해자들의 다친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까.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 사건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