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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등번호 '1'로 바꾼 하주석과 최원준, 심기일전 기대

야구는 수비 포지션별로 번호가 정해져 있다. 투수는 1, 포수는 2, 1루수는 3, 우익수는 9와 같은 방식이다.

일본 고교야구에서는 자신의 포지션에 해당하는 번호를 등번호로 다는 게 일반적이다. 투수는 1번, 포수는 2번을 사용한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좀 다르다. 일본 프로야구 12개 팀 가운데 등번호 1번을 단 투수는 사이토 유키(니혼햄)와 마쓰이 유키(라쿠텐) 두명 밖에 없다. 사이토와 마쓰이는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은 투수들인데, 프로 입단 후에도 1번을 달아 고교야구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KBO리그에는 등번호 1번을 단 투수가 꽤 있다. 10개팀 중 8개 팀에서 투수가 1번을 달고 있다. SK 와이번스 김택형, 두산 베어스 함덕주,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 LG 트윈스 임찬규, KT 위즈 정성곤, NC 다이노스 유원상이 그들이다. 헌데 올해부터 1번을 사용하는 야수가 등장해 흥미를 끈다. 한화 이글스 하주석과 KIA 타이거즈 최원준이다. 하주석은 16번, 최원준은 6번에서 각각 번호를 바꿨다. 두 선수가 1번을 선택한 이유는 이렇다.

하주석은 "작년에 못해서 새롭게 시작하려고 새로운 번호를 달았다"고 했다. 심기일전하기 위해 시작을 의미하는 '1'을 달게 됐다는 얘기다. 한화는 지난해 3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하주석은 타율 2할5푼4리로 부진을 보여 아쉬운 시즌이었다.

최원준은 "고교 시절 투수로 1번을 달았고, 주변에서도 1번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나도 좋아하는 번호이고, (심)동섭 선배가 군에 입대해 내가 달게 됐다"고 했다. 최원준은 프로 3년차인 지난해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베테랑 야수들이 즐비한 팀내에서 주력 멤버로 성장했다.

하주석도 "1번에 대해 좋은 이미지가 있다. 1번이라면 바로 도리타니가 생각난다"고 했다. 한신 타이거즈 유격수로 활약중인 도리타니 다카시는 통산 2000안타를 넘어섰고, 프로에 입단한 2004년부터 1번을 달고 있다. 도리타니는 하주석과 같은 우투좌타이자 유격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하주석은 1번을 단 다른 선수로 야쿠르트 내야수인 야마다 데쓰토와 현역 시절의 류중일 현 LG 감독의 이름도 언급했다.

하주석과 최원준은 올해부터 등번호를 1번으로 바꾼 사실을 서로 모른다고 했다. 한화와 KIA는 오는 28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올해 처음 만난다. KBO리그에 두 명 밖에 없는 등번호 1번의 야수간 맞대결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20대 야수인 하주석과 최원준이 등번호 1번을 달고 뜨거운 시즌을 보낼 지 기대를 모은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