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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북부 북극한파 초절정, 최저 -48℃…항공·우편 두절

북극 소용돌이(polar vortex) 남하로 인해 사상 유례없는 한파가 닥친 미국 중북부 지역에서 남극보다 훨씬 더 낮은 최저 영하 48℃의 기온이 측정됐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 미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날 오전 캐나다 국경과 맞닿은 미 미네소타주 인터내셔널폴스의 최저 기온이 화씨 영하 55도(섭씨 영하 48.3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남극 극지점 기온이 화씨 영하 21도(섭씨 영하 31도)로 남극보다 섭씨로 15도 이상 낮은 수온주다.


미 기상청은 "미네소타주 파크래피즈의 기온도 화씨 영하 42도(섭씨 영하 41도)에 달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북극 소용돌이가 31일 이후에는 동부 연안까지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보했다.
미국 3대 도시인 시카고의 최저 기온은 섭씨 영하 32도로 측정됐다. 현지 방송은 극소용돌이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섭씨 영하 45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체감온도는 섭씨 영하 47도에 달했다.
이번 한파가 닥친 지역은 미국의 주(州) 분류상으로는 '중서부'(Midwest)에 해당한다,
미드웨스트에 속한 주는 서쪽으로 노스·사우스다코타와 네브래스카부터 미네소타, 위스콘신, 일리노이, 미시간, 동쪽으로 오하이오, 켄터키까지 포함된다. 지리적으로 보면 미 대륙의 중북부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시카고에서는 30일과 31일 대다수 학교 수업을 취소했다. 시카고 거리에는 거의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시카고는 한낮에도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30도에 달해 몇 분만 노출돼 있어도 동상에 걸리기 쉬운 상황이다.
위스콘신주에서는 재학생 2만~3만 명이 있는 대규모 대학들도 모두 수업을 취소하고 임시휴교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중북부 주에서 한파로 모두 5명이 사망했다.
디트로이트에서 70대 노인이 집 근처에서 동사한 것을 비롯해 아이오와, 인디애나, 일리노이 등지에서 동사자가 나왔다.
디트로이트의 한 응급의학과 의사는 "환자들이 지정된 대피소에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 우편국(USPS)은 서쪽 다코타 지역부터 동쪽 오하이오까지 중북부 지역에서 우편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의 최대 쓰레기 수거업체인 웨이스트매니지먼트도 쓰레기 운반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기는 중북부 지역에서 총 2천여 편이 결항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출발·도착하는 항공편 500편이 전부 취소됐다고 말했다.


중북부 지역을 장거리로 오가는 열차(암트랙) 운행도 취소됐다.
한파가 닥친 미시간호(湖)에서 해무 같이 보이는 안개가 관측됐다고 현지 기상청이 전했다. 기온이 섭씨 영하 30도 밑으로 떨어지면서 꽁꽁 얼어붙은 강과 호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목격자는 뉴욕타임스에 "마치 목성이나 다른 천체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광경"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는 한파로 땅이 얼면서 순간적으로 지진과 같은 흔들림을 유발하는 결빙진동(frost quake) 현상이 나타났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땅속에 있던 수분이 한파로 얼어붙으면서 부피가 늘어나자 지면 일부가 갈라지는 듯한 충격음이 들렸다고 현지 목격자는 전했다.
oakchul@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