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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매끄러운 군 입대도 구단의 능력이다

젊은 선수들의 매끄러운 군 입대도 결국 구단의 능력이다.

상무 야구단은 지난 10일 2019년도 최종 합격자 17명을 발표했다. 삼성 라이온즈 심창민, LG 트윈스 양석환, 두산 베어스 조수행, 키움 히어로즈 김재현 등 1군에서 많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상무 소속 선수로 내년 여름까지 뛰고 제대해 소속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상무 야구단은 퓨처스리그 출장을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면서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지원자가 몰렸고, 이들은 '선택받은 합격자'들이다.

경찰 야구단이 폐지되면서 사실상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병역해결은 현재 상무 뿐이다. 선수도, 구단도 상무와 경찰 입대를 선호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상무가 뽑을 수 있는 선수의 숫자는 한정적이라 앞으로는 현역 입대 선수가 훨씬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구단의 고민이 더 커졌다. 물론 군 입대는 개인의 인생이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선수 본인의 의지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구단이 언제쯤 어떤 계획을 짜서 입대를 추진하냐가 많은 것을 좌우한다.

이 적절한 시기를 잡기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특히 1군에서 어느정도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은 욕심이 날 수 있다. 구단도, 선수도 '1년만 더'라고 생각하다가 시기를 놓쳐 이도 저도 아니게 때를 놓치기도 한다.

LG 트윈스 오지환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지환은 신인 시절부터 빠르게 1군에 적응해 자리를 꿰찬 케이스다. 그러다보니 점점 오지환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오지환은 빨리 군 복무를 하고 싶어했지만, 팀 성적을 위해서는 오지환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보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적절한 시기를 놓친 이유다.

시즌 도중에, 혹은 시즌 준비를 하다 갑작스럽게 현역 입대를 하는 선수들도 자주 나온다. 선수와 구단의 소통이 부족했거나, 입영통지서가 날아오는 시점을 잘못 계산한 경우가 많다. 군 복무는 국민의 의무지만 프로 선수 입장에서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입대를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다. 특히 현역으로 복무를 하면 2년 가까이 야구를 하지 못하고 경력 단절이 되니 까다롭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어린 나이에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병역 문제가 가장 매끄럽게 처리되고 있는 구단 중 하나가 바로 SK 와이번스다. 현재 뛰고있는 주축 선수들 가운데 군 미필 선수가 거의 없다. 한국시리즈에서 MVP급 활약을 펼치며 불펜 핵심으로 자리잡은 김태훈도 20대 초반에 상무에서 빠르게 병역 의무를 완수했고, 최근 타 팀에서 이적해온 노수광 고종욱 윤정우 강승호 등도 모두 군필이거나 군 면제 대상 선수라 걱정이 없다. 2017년부터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낸 자체 육성 신인 최 항도 군필자다.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는 두산 베어스도 비슷하다. 김재환 박건우 최주환 등 현재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전부 유망주 시절 군대를 다녀왔고, 이후 1군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박세혁 장승현 이흥련 등 1군 포수들도 모두 군필이다.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필승조 함덕주와 박치국까지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아 당분간 핵심 선수들 가운데 입대 시기를 고민해야 하는 선수는 없다.

군대를 사소한 개인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팀 전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군대로 인한 결원이 발생할 때, 원활한 대체 자원 수급이 된다면야 구단들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결국 팀의 육성이 기초부터 탄탄해야 이런 고민들이 모두 해결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