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①] '알함브라' 민진웅 '서비서 죽을 줄 몰라..결말은 만족'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마친 배우 민진웅을 만났다.

민진웅은 지난 2014년 기안84의 웹툰을 원작으로한 영화 '패션왕'으로 데뷔해 tvN '혼술남녀'(2016)로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이후 KBS2 '아버지가 이상해'(2017)를 통해 주목받았고 같은해 제10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에서 남자 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민진웅은 지난 20일 종영한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송재정 극본, 안길호 연출)에서 유진우(현빈)의 비서인 서정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유진우를 돕다가 죽음을 맞았음에도 마지막까지 그를 구하기 위해 NPC로 등장하며 감동적인 우정을 그렸다.

민진웅은 논란이 많았던 결말에 대해 "좋은 결말 아니냐"며 웃었다. 이어 민진웅은 "그 결말이 최선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 장면 촬영에 대해 민진웅은 "그날이 제 마지막 촬영인줄도 모르고 갔다가 마지막이라고 해서 '거짓말 말라'고 했는데 마지막에 그런 신을 찍었다. NPC를 할 때 경계가 모호하지 않나. 사람인지 아닌지 감정선을 가지기가 애매해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는데 최대한 빼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형이 제 가슴을 찌르고 나서 안고 연기를 하시는데 형의 호흡에 제가 죽을 뻔 해서 '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 눈물이 차올랐다. 역시 촬영 감독님이 귀신같이 아시고 카메라를 돌리셨다. 눈물이 흐를 정도로 차올랐었다. 앞에서는 차대표 형이나 차교수님이나 소멸 전 컨택이 있지만, 나는 그런 장면이 없어서 인지하는 게 나을지 낫지 않을지 고민했고 확실한 NPC가 되는게 낫다고 생각했고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다. 현빈 형도 그렇게 택해줬다. 막상 끝나고 저와 차대표 형, 차교수님 다 마지막 촬영이라 조촐한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차대표 형은 '완전 감정 터졌는데?'이래서 내가 잘못했나 싶었지만, 막상 보니 좋은 선택이었던 거 같았다. 형에게 늘 감사하고 있다. 많이 신경써줬고 대해줬다.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민진웅은 '서정훈'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사랑할 것을 인지했느냐는 질문에 "이정도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본방을 못 보니까 궁금해서 클립을 봤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울었던 장면 중에 저때문에 운게 아니라 저를 보고 있는 빈이 형 때문에 울었다. 찍으면서 형 얼굴을 봤는데도 시청자로 형의 얼굴을 보다 보니 슬펐다. 형이 다 만져주셨다"고 말했다.

민진웅은 중간 서정훈의 죽음에 대해 "죽을 줄 모르고 들어갔다. 처음엔 감독님이 좋은 기회를 주셨었는데 그때는 거기까지 대본이 나오지 않았었다. 제안을 주실 때 '분명히 당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다'고 하셔서 저는 게임에 들어가서 멋있게 싸우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장렬히 전사해서 결과론적으로는 말씀해주신 것 대로였다. 하나 깨우친 것은 초반엔 장난이었지만 차대표 형한테 '너무 편하게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막상 해보니 애로사항이 많았다. 저는 형과 사적으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형이 거의 그 위에 아무것도 입을 수 없고 편히 쉴 수도 없고 그래서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저도 힘들었다. 화살들이 초반엔 인지가 안돼서 잠깐 돌다가 화살에 다같이 맞고 그런 상황이 생기니까 '저 돌아요!'이러고 돌기도 했다. 뒷 부분에 찍으면서는 방영 중이었으니 알려지면 안되니까 숨어서 찍느라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민진웅은 "'쉽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박훈 형한테 미안했다. 게임의 캐릭터가 돼서는 안되고, 또 인간 같으면 안되는 중간 선을 만들고 칼도 휘두르고 그런 것들이 어려웠다. 저는 그냥 훈이 형 하는 거 보고 '형 멋있네, 멋있게 하네' 이랬는데 막상 제가 해보니 처음에 '동맹이 나타났습니다'를 찍을 때가 애로사항이었다. 힘들었다. 더 같이 있지 못하니 그게 아쉽더라"고 설명했다.

아쉬움도 있었지만, 놀라웠던 점도 분명 있었다. 민진웅은 "글이 화면으로 어떻게 만들어질지 궁금했는데 1회 때 단체 채팅방에서 포탄이 터지는 모습을 보면서 난리가 났었다. 상상을 하다가 결과물을 눈으로 보고 나서 1부부터 쭉 글을 다시 읽어보니 시간대가 뒤죽박죽이었던 것이 다 정리가 되더라. 그 후로 대본을 훨씬 더 재밌게 읽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민진웅은 스페인 촬영에 대해 "전 바르셀로나에만 있었다. 형들은 그라나다에 있었지만, 전 스페인까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추가로 더 가니 너무 힘들었다. 먹을 게 잘 안 맞았다. 다른나라 음식들을 잘 먹는 편인데 이상하게 안 맞더라. 두 번째는 슬로베니아랑 헝가리였는데 거기서도 먹을 게 안 맞았다. 물론 너무 감사했다. 쉬는 날에는 둘러보니 감사했는데 아무래도 촬영이 있고 그러니까 전날이나 이런 날에는 좀 생각도 해야 하고 아무래도 일하러 갔으니, 저는 쉬는 날이어도 다른 배우들은 일하고 있는 날이 많으니 저 혼자 좋아할 수는 없는 날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민진웅은 촬영장을 '프로'로 표현했다. "안길호 감독님 뿐만 아니라 모두가 프로 같았다. 배울 점이 많았다. 안길호 감독님은 저에게 너무 좋은 분이고 현장에서도 과분한 칭찬도 해주셔서 어떻게든 저에게 편하게 해주시려고 노력하셨고, 그래서 저는 더 준비를 해서 갔는데 오히려 감독님이 저를 믿어주시는 거 같았다. '굳이 그렇게 안해도 되겠다'고 하셨다. '원래의 민진웅을 원한다'는 말씀들이 감사했다."

시청률을 기대만큼 나왔을까. 민진웅은 "저는 첫방송 시청률을 7.7%에 걸었다. 현장에서는 다 신중했던 거 같다. 더 낮게도 가자고 얘기하기도 했다. 김의성 선배가 가장 높게 하셨던 걸로 안다. 제가 걸었던 시청률과 비슷하게 나와서 '이게 뭐지?'하고 놀랐다"며 "점점 시청률이 오르니까 다들 반응들을 확인하고 힘을 받아서 촬영을 잘 했다. 다들 걱정을 많이 했다가 연말이기도 했고, 주말에 워낙 다른 것들이 많았어서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중간에 아무래도 게임 내용이다 보니 중반엔 유입되는 분들이 많이 없지 않을까 했는데 시청률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까지 좋아해주시고 따라해주셨구나 생각했다. 분명 재밌는 소재고 7개월 동안 열심히 찍었는데 행복하게 보상을 받은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민진웅에게 뜨거운 관심을 불러온 작품이다. 그는 "결말 알려달라는 연락은 많이 받았다. 던전에서 등장했을 때 '이게 뭐냐'고 폭발적으로 반응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지금도 편하게 돌아다니지만, 역시 돌아다니는 건 편하다. 알아봐주시는 분들은 있다. '맞죠?'이렇게 물어보신다. 얼마 전에는 조금 나이가 있으신 분인데 남자 분이 '맞죠?'이러셨다. 화장실 들어가는 중이었는데 알아보셨더라. '아버지가 이상해'를 기억하시는구나 싶었는데 '알함브라' 얘기를 하셨다더라. 그래서 감사하다고 생각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민진웅은 마지막으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대해 "제가 상상한 것보다 더한 상상을 보여준 드라마"라고 정의했다. 결말에 대해서도 만족한다는 반응으로 "저는 충분히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마지막에 물론 형의 환한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유대표와 희주가 더 밝고 정확한 것을 보시고 싶었던 거 같다. 그런데 상상하시면 훨씬 더 밝은 모습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민진웅이 출연했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최종회에는 게임 속 버그를 모두 삭제하고 자신까지 현실에서 사라져버린 유진우와, 그를 계속 기다리는 정희주(박신혜)의 모습이 담겼다. 또한 방송 말미에서는 유진우로 예상되는 인물이 게임 속에서 살아있음이 그려지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더했다.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9.9% 최고 11.2%를 기록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평균 7.8%, 최고 8.7%를 기록, 지상파 포함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