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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무공해 청정 영화'…'증인' 정우성X김향기, 영혼 정화 프로젝트(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원없이 감정을 표현한 작품, 연기하면서 힐링됐다!"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 '증인'(이한 감독, 무비락·도서관옆스튜디오 제작).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증인'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살인 용의자의 변호사 순호 역의 정우성,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지우 역의 김향기, 그리고 이한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살인 용의자의 변호사와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의 특별한 교감을 선사하는 '증인'은 '완득이'(11) '우아한 거짓말'(14)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로 풀어낸 이한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한 감독 특유의 드라마틱한 사건과 신선한 캐릭터, 여기에 따뜻한 감동까지 더한 '증인'.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성찰하게 만드는 영화로 2월 극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특히 '증인'은 충무로의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낸 정우성과 '신과함께'(김용화 감독) 시리즈를 통해 많은 인기를 얻은 김향기의 첫 번째 만남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더 킹'(17, 한재림 감독) '강철비'(17, 양우석 감독)에서 선 굵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 정우성은 '증인'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새로운 매력을 전한다. 또한 김향기는 '마음이…'(06, 박은형·오달균 감독) '우아한 거짓말' '눈길'(17, 이나정 감독)에서 폭넓은 캐릭터를 소화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충무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 지난해 11월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은 가운데 '증인'에서는 기존의 연기력을 뛰어넘는 섬세한 연기로 다시 한번 보는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날 정우성은 "특별한 각오는 없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당시 지우와 나누는 감정, 아버지와 나누는 감정이 따뜻했다. 따뜻함을 한참 느끼면서 시나리오를 덮었을 때는 치유를 받는 기분이었다. 지난 몇년간 참여했던 작품과 다른 기분이었다. 인간 내면에서 여유를 가지며 돌볼 수 있는 캐릭터였다.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난 뒤 빨리 촬영하고 싶었던 감정이 컸다. 이런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고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한 작품 중 가장 원없이 감정을 표현한 캐릭터가 된 것 같다. 순수함이 바탕이 됐다. 리액션이 절제된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리액션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전작에서는 내 감정을 들키지 않게 하는, 만들어진 리액션을 해야 했는데 '증인'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원없이 자유롭게 연기한 캐릭터다"고 자신했다.

이어 "현장에서 연기를 할 때 지우의 목소리를 통해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연기를 계산해서 한 장면이 아니었다. 지우가 던진 감정을 받아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방식으로 리액션을 했다. 지우라는 아이가 장애를 가진 아이지만 이와 별개로 아주 순수한, 맑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때 묻지 않은 사람에게 받은 질문이다. 스스로가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무겁게 다가온 질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향기는 자폐 소녀를 연기한 것에 대해 "지우와 같은 친구들이 우리 영화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면 상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고민도 많았다. 고민 끝에 상황 속 지우의 모습을 그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지우를 잘표현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지우를 표현하려고 했다. 막상 촬영에 돌입하니 심적 부담감, 긴장감이 많이 덜어졌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최근에 좋은 결과를 얻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아직 나는 잘 모르겠다. 실감이 아직 안난다. 지금은 나의 장점을 찾아가는 것 같다. 흥행 파워는 잘 모르겠다. 작품의 장점이 나와 잘 맞아 나까지 사랑받는 것 같다. 좋은 성장 단계를 밟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겸손을 보였다.

김향기를 향해 이한 감독은 "그동안 어린 친구를 소재로한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어린 관객이 많이 봐주길 바랐다. 어린 친구들이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린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게된 것 같다"며 "김향기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 즐겁다. 김향기를 보면 순수하고 편견도 없다. 어른이 보기에 굉장히 부러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 김향기를 보면서 힐링받는 기분을 느꼈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정우성은 김향기와 호흡에 대해 "아주 좋은 경험을 나눈 동료, 파트너였다. 순간 순간 짠했던 신이 많았다"며 김향기가 29개월이었던 과거 CF를 통해 호흡을 맞춘 사실을 떠올리며 "실제 김향기와 소통에 있어서 전혀 무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시다시피 김향기와는 17년 전부터 알던 사이다. 아주 친한 사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향기는 "세대 차이를 느낀 적은 없다.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한 것 같다. 정우성 선배는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그런 배려 때문에 초반보다는 많이 가까워졌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이와 관련해 이한 감독은 "현장에서 보면 김향기가 40대 같고 정우성이 20대 같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한 감독은 "롯데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참석할 당시 이 시나리오를 접했다. 이 시나리오를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사고 싶었다. 고민을 많이 하면서 이 영화를 준비하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그는 "'증인'의 대사를 쓰고 나서 스스로 '나는 좋은 사람인가?'라며 질문을 하게 됐다. 계속 곱씹어본 작품이다. 지우가 건네는 작은 선물처럼 느껴지길 바랐다"고 당부했다.

한편, '증인'은 정우성, 김향기, 이규형, 염혜란, 장영남 등이 가세했고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월 1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