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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젊은 영조에 반했다'…정일우, 제대 후 복귀작 '해치' 선택한 이유(종합)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해치' 정일우가 새로워진 '젊은 영조'로의 컴백을 약속했다.

21일 SBS 목동 사옥에서는 월화드라마 사극 '해치(연출 이용석, 극본 김이영)'에 출연하는 배우 정일우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복수가 돌아왔다' 후속으로 방송될 '해치'는 지난해 12월 보충역 소집해제 이후 정일우의 첫 복귀작이자 생애 4번째 사극 작품이다. 사극 대가 김이영 작가에겐 '이산', '동이'에 이어 영조가 등장하는 세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정일우는 "제작발표회 전에 기자님들과 좀더 편안하게 질문받을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군복무 기간 동안 복귀작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해치' 시나리오를 읽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승낙했다. 평소 다뤄지지 않았던 젊은 영조의 이야기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대본 첫 느낌에 대해 "이게 뭐지? 내가 생각하는 영조와 전혀 달랐다"면서 "재해석된 부분이 많더라. 작가님이 현대어로 자연스럽게 하라고 강조한 것도 독특했다. 전의 사극에서는 발성에 힘을 많이 줬었다"고 전했다.

정일우는 "제가 대체 복무를 했기 때문에, 군복무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교통사고 때문에 대체 복무를 했다고 알려져있는데, 판정은 교통사고 때문이 맞다. 다만 두통이 심해서 병원에서 체크를 해보니 우연히 뇌동맥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뇌동맥류는)면제 사유라서 군복무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만, (병역의 의무는)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의무"라며 "이제 군복무 마친 다음이라 홀가분하다. 애국심이나 자긍심도 많아져서 떳떳하다"며 미소지었다.

정일우는 '뇌동맥류' 판정 직후의 심경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설명했다. 정일우는 "제 삶엔 굴곡이 별로 없는 편이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바로 뇌동맥류 판정을 받았을 때"라며 "병원에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오늘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후회없이 즐기며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말을 가두고 절제하고 조심하던 정일우에서 인생을 즐기고 사람들에게 좀더 편하게 나를 내보이며 살기로 했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좀더 편하게 살자는 생각"이라고 미소지었다.

최근 제기된 '컨디션 난조설'에 대한 질문에 정일우는 민망한 미소를 지었다. 정일우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대체복무중 14kg 정도 살이 쪘다. 촬영을 앞두고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13kg 정도 감량하고 촬영을 시작했다"면서 "감량 때문인것 같기도 하고, 추운 날씨에 일하다보니 면역력이 떨어졌는지 헤르페스(구순포진)가 생겨서 촬영이 늦어졌다. 건강 관리를 잘못해 제작진께 죄송하다. 이젠 괜찮다. 어제도 촬영했고, 오늘도 기자간담회 마치고 촬영을 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정일우는 군복무 이후 촬영 현장에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는 "개인적으론 주 68시간 촬영시스템이 생긴게 가장 놀랍다.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면서 "배우로서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일단 밤을 새지 않는다"며 웃었다. 출연 배우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권율 형은 저보다 5살 많은데, 동네형처럼 편안하다. 율이형도 굉장히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이라며 "고아라 씨도 어릴 때부터 같이 광고촬영을 하면서 편하게 지내왔던 사이"라고 설명했다

군복무 경험으로 인한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는 "대체복무를 요양원에서 했다. 치매 환자분들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계시는 곳이다. 인생 끝자락에 계신 분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라며 "제가 케어하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로서 남다른 감정을 느꼈다. 전에는 '이 캐릭터 어떻게 하지'였다면, 이젠 작품 전체를 보면서 작가님의 캐릭터와 배우 정일우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치'에서는 정일우와 이금의 공통점을 찾고, 그 행동에 의문점을 던지며 연기에 임했다는 것.

첫 촬영 직후 김이영 작가와 이용석 PD와의 대화도 전했다. 정일우는 "김이영 작가님이 '일우 씨는 비아냥 거리면서 사람 울리는걸 참 잘한다. 사람 놀리는 재주가 있는 거 같다'고 하시더라"면서 "첫 촬영에 술에 취한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도 '한국에서 술취한 연기 제일 잘하는 것 같다'고 칭찬해주셨다"고 기뻐했다. "군복무 전엔 소주 2-3잔 이상 못 마셨는데, 퇴근 후 술한잔 하면서 좀 늘었다. 연기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정일우는 '사극으로 돌아오는게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말에 "감독님이 한복이 잘 어울린다고 얘기해주셨다. 젊은 배우 중에 한복이 한 손가락안에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하시더라"며 "그동안 사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기에 제안해주셨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정일우는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수차례 영상화된 그간의 영조와는 다른 새로운 영조를 약속했다. 정일우는 이날 수차례 강조한 '젊은 영조'에 대해 "보통 영상 작품 속 영조는 보통 정치적으로 날카롭고 엄한 할아버지로 묘사된다"면서 "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조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영상화된 '영조'에 대해 "물론 지금까지의 작품들을 다 보면서 연구했다. 그중에서도 영화 '사도'에 가장 집중했다"면서 "물론 송강호 선배의 할아버지 영조를 탐구했지만, 유아인이 연기한 사도도 유의깊게 보고 많이 참고했다. 아들은 아버지를 많이 닮는 법이니까"라고 덧붙였다.

'해치'의 재미 포인트에 대해서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진행하되 픽션이 섞인다. 조선시대와 현재의 시사점을 비교하시면 재미있을 것"이라며 "그외에도 이금과 천여지의 멜로, 박문수와 달문의 브로맨스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또 "사극은 현대극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다. 초반부터 강렬하게 대립하는 관계가 있으니 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해치'는 정일우 개인에겐 지난 '49일(2011)' 이후 8년만의 SBS 드라마 출연이며, '돌아온일지매'-'해를품은달'-'야경꾼일지'에 이은 4번째 사극이다. SBS는 지난 2011년 '무사 백동수'를 시작으로 2-3년마다 한번씩 영정조 시대를 다룬 사극을 만들어왔는데, '비밀의문(2014)'과 '대박(2016)' 이래 약 3년만에 어김없이 영정조 시대 사극을 선보인다.

'해치'는 배우 이경영의 18년만의 지상파 드라마 복귀작이기도 하다. 이경영의 지상파 드라마 출연은 '푸른안개(2001)'가 마지막이었다.

정일우는 지난 2016년 12월 입대해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뒤 서초동 서초요양센터에서 대체복무를 이행했고, 지난해 12월 2일 소집해제됐다. 정일우는 군면제 사유가 있음에도 본인의 강력한 의지로 병역을 마쳤다.

'해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권율),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고아라),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박훈)과 함께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오는 2월 11일 첫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