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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조울증] 두 얼굴의 '야누스', 환자 수 9만명 육박…진단과 치료는?

진료중 의사 살해, 흉기 난동, 자살 등 최근 조울증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질환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조울증 환자의 수가 9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양극성 정동장애(양극성 장애)'로 불리는 조울증은 기분, 생각, 행동 등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로 비유되기도 한다.

조울증의 원인, 증상, 치료법 등을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권순재 치매전문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조울증 환자 5년새 21% 증가…사회적 심각성 커져

'마음의 병'인 조울증은 정신과에서는 양극성 장애라는 병명으로 불린다.

주요 증세로는 기분이 들뜨고 자신감이 넘치는 '조증' 상태와 기분이 가라앉고 자신감이 크게 떨어지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기분이 바뀌는 증상이 수시간 또는 수주,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조울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조증이 악화되면 다른 사람들과 자주 다투고, 공격적 성향을 보여 폭력 사고 위험이 커진다. 또한 피해 사고에 과도하게 집착해 복잡한 망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반대로 우울증 시기엔 집중력이 낮아지고 비관적인 시선에 무기력감을 느끼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자살시도를 하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인구의 1% 정도는 평생에 한번 조울증 증세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 청소년기 말에 병이 생겨 우울증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아동기나 노년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조울증 발생률을 보면 여성 환자가 남성의 1.5배 가량이며 여성에게는 주로 우울증의 형태로, 남성은 주로 조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조울증 환자의 수는 지난 2013년 7만1600여명에서 2017년 8만6300여명으로 5년새 약 21% 증가했다.

이 기간 환자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40~49세 18.6%, 30~39세 17.7%, 50~59세 17.3%, 20~29세 16.9%, 60~69세 14% 등의 순으로 비중을 차지한다.

결국 환자 5명 중 2명은 40~50대로 나타났으며 70세 이상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의료계는 실제 조울증을 겪고 있는 이들의 수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은 부정적이기에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조울증 환자의 증가에 따른 사회적 심각성도 더이상 방치하면 안될 정도로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진료중이던 의사를 살해하는가 하면 흉기 난동, 자살, 방화 등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조울증 환자를 잠재적 범죄자 사고 유발자로 보면 안된다는 게 의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정신질환자에 대해 편견을 갖기보다 환자가 꾸준히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뇌 분비 신경전달 물질 균형 깨져 발생…약물치료 등 중요

조울증은 난치병이긴 하지만 꾸준한 치료가 있다면 재발은 어느정도 막을 수 있는 질환이다.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어도 계속적인 치료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

조울증 발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대해 권순재 치매전문센터장은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의 가족에게서 일반인에 비해 높은 유병률이 나타내는 등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이 깨지거나 스트레스 호르몬과 면역기능 조절물질의 이상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조울증의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 면담치료, 교육 및 사회적 지지 등이 있다.

치료를 할 때에는 환자의 안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철저한 진단적 평가, 현재의 증상뿐 아니라 앞으로의 건강에 대한 계획 등이 목표로 세워져야 한다.

따라서 치료 과정 중에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뿐만 아니라 재발에 관여하는 스트레스 요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권 센터장은 "치료과정 가운데 뇌내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바로잡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며 "약물 복용없이 면담이나 정신치료 단독으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유전적 소인이나 신체적 취약성이 있는 환자들이 스트레스로 인해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과 기술을 익히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심리적 요인을 해결하는 것이 조울증의 예방에 중요하다. 특히 증상이 의심될 경우 언제라도 가족 및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와 상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