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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막장은 승리한다?..짠내→분노 '왜그래 풍상씨'가 '대폭상승'한 이유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적수가 안될 줄 알았던 '왜그래 풍상씨'가 '황후의 품격'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1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7일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문영남 극본, 진형욱 연출) 7회와 8회는 전국기준 8.1%와 10.2%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6.4%, 6.5%)보다 각각 1.7%포인트와 3.7%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동시간대 2위 기록이다. 최강자는 여전히 SBS '황후의 품격'(김순옥 극본, 주동민 연출)이다. 33회와 34회는 전국기준 12.2%와 15.2% 시청률을 기록했다. 두 방송의 시청률 차는 5%포인트에 달하지만, 그동안 '황후의 품격'의 발끝을 따라갈 수 있는 지상파 드라마가 없었던 점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적에 해당한다.

'왜그래 풍상씨'는 9일 5.9%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이후 꾸준히 6%대 시청률을 기록하던 중 분노유발 4남매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담기며 시청률이 큰폭으로 상승했다. '왜그래 풍상씨'의 주요 스토리는 이풍상(유준상)의 네 동생들이 벌이는 사고들. 도박에 제비짓까지 하며 형의 돈을 뜯어내는 동생 이진상(오지호)을 필두로 이혼 후 집으로 돌아와 오빠 풍상의 충실한 등골 브레이커로 활약 중인 이화상(이시영), 그리고 운동을 그만두고 조직을 전전하며 속을 썩였던 이외상(이창엽)까지 이풍상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들만 가득했다. 게다가 기대만 받아왔던 이정상(전혜빈)까지 역대급 사고를 치는 바람에 이풍상의 속은 썩을 대로 썩은 상황이다.

이정상이 친 사고는 '불륜'이었다. 이정상은 아내가 있는 진지함(송종호)과 불륜을 저질렀고 그의 아내 배수진(변정민)이 손목을 스스로 긋기까지 했다. 이 사고들에 대해 이풍상은 이정상을 대신해 수민의 앞에서 무릎까지 꿇었고 "병원 차려주겠다"고 이정상에게 자신 있게 말하며 동생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

매일이 '짠내'인 이풍상의 상황은 시청률 상승의 돋움판이 됐다. 여기에 문영남 작가가 만들어내는 뚜렷한 막장력이 힘을 더했다. 나이가 들수록 결혼에 목매야 하는 여성이라는 시대착오적 여성상을 그려내고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는 한없이 나쁜 아빠인 이풍상의 모습을 그려내는 등 시청자들이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막장 스토리가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욕하면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문영남 작가가 가진 대본의 힘이다.

큰 사건이나 블록버스터급 폭발이 없이도 내면의 잔잔한 폭발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마음 역시 동요하게 만들고 있는 것. 옆 방송국의 '황후의 품격'이 연일 역대급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을 때에도 '왜그래 풍상씨'는 유준상을 중심으로 천천히 길을 따라가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야말로 '대폭상승'이 이뤄진 수목극판이다. 지상파 월화극이 5%대 시청률로 허덕이고 있을 때 막장으로 판이 커진 수목극은 각각 15%대,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중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