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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류덕환 '신의퀴즈, 내 순수·허세·추억 가득한 일기장'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류덕환에게 '신의퀴즈'란? 오랜만이다, 잘 만났다, 반갑다!"

배우 류덕환(32)이 4년만에 다시 만난 '신의퀴즈'와 캐릭터 한진우 박사에 대해 끈끈한 애정을 표했다.

류덕환은 1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드라마 '신의퀴즈:리부트(이하 '리부트')'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신의퀴즈'는 한국 드라마 장르물의 시초이자 시즌5까지 이어진 장수 작품이다. 류덕환은 '신의퀴즈(2010)'에서 처음 주인공 한진우 역을 맡은 이래 지난 2014년 '신의퀴즈4'까지 함께 했다. 류덕환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는 '신의퀴즈'도 멈췄고, 그가 제대한 뒤에야 '리부트'가 제작됐다.

"'신의퀴즈'는 한국 드라마 역사상 거의 없었던 도전적인 작품이에요. 새로운 드라마 팬층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드라마가 꼭 설거지하면서, 밥먹으면서 보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준 작품이죠. 반대로 이야기 구조나 흐름을 자세히 따지면서 보는 팬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됐잖아요."

류덕환은 어느덧 데뷔 26년차 배우가 됐다. 2010년생인 '신의퀴즈'도 어느덧 햇수로 10살이 됐다. '신의퀴즈'에 대해 류덕환은 "제 일기장 같은 작품"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예전에 썼던 일기 들춰보면 낯간지럽잖아요? 싸이월드 다이어리 보면 허세 막 섞여있고. 그런데 그게 순수하고 솔직한 진심이잖아요. 그래서 추억인 거고. '신의퀴즈'는 제겐 그런 작품이에요."

'리부트'는 극중 서상우(최철호 분) 회장의 추적을 피해 2년간 숨어있던 한진우가 법의학 연구소로 복귀하면서 시작됐다. 군대를 다녀온 현실의 류덕환만큼이나, 극중 한진우도 이제 과거의 천방지축이 아닌 경험많은 베테랑으로 성장했다.

"시대가 많이 변했어요. 벌써 '신의퀴즈'도 시작한지 8년, 끝난지 4년이 지났잖아요. 한진우도 나이가 많이 들었죠. 사회의 부조리와 맞서 싸우고 거침없이 바꿔나가던 과거와는 달라져야했어요. 강경희(윤주희 분) 경위나 정승빈(윤보라 분) 연구원, 조영실(박준면 분) 소장에게 속마음을 내비친다거나, 앞서 장규태(최정우 분) 교수가 했던 역할을 맡는다던지,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잔망스러움을 유지하되 너무 가볍지 않게요."

조영실은 지난 시즌3에서 사망한 장규태 박사와 더불어 한진우의 정신적 지주다. 당초 조영실은 의문의 뺑소니 사고로 세상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신의퀴즈' 팬들의 바람에 따라 한진우가 살려내는 것으로 수정됐다. 류덕환은 "주인공인 한진우와 강경희가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님 돌아가실 때 제가 실제로 너무 불안하고 힘들었어요. 조 소장님까지 곧 돌아가신다고 생각하니 촬영이 진행될수록 멘탈이 막 무너지더라고요. 박준면 누나가 최근에 아버님도 돌아가시는 일도 겪으셨는데, 코마에 빠졌다가 깨어나는 장면에서 감정이 확 오셨나봐요. 신생아처럼 막 우시는데 저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아마 시즌제라서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멤버들간의 끈끈한 감정이 아닐까 싶어요. 8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던 거죠."

류덕환이 꼽은 '신의퀴즈' 외 최고의 장르물 드라마는 절친 김재욱이 출연한 '손더게스트(손theguest)'다. 류덕환은 "재욱이 형이 2회까지 촬영하고 오더니 '엄청 잘 나왔다'면서 자랑했었다. 실제로 정말 재미있어서 속이 쓰렸다"고 회상했다.

"사실 모두가 맘편히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잖아요? 색감이 됐든 이야기의 흐름이 됐든 서스펜스가 됐든 더 보고싶은 마음을 이끌어낸다는게 장르물의 매력이죠. 재미있는 건 무섭고 잔인한 부분이 블러(모자이크) 처리가 되면 시청자들이 더 안타까워해요. 더 사실적인 걸 원하죠. '손더게스트'는 다음 시즌도 기대되고, 영화로 만들어도 좋은 작품이 될 겁니다."

류덕환은 "한진우를 만날 때마다 흰 머리가 늘어난다"고 하소연했다. 한진우란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디테일하게 보여주기 위한 고민 때문이다. '리부트'에서 화이트보드에 자신의 생각을 폭풍처럼 적어내려가는 모습 또한 류덕환이 취중에 문득 낸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아마 오늘 제가 일기를 쓴다면 '한진우 널 다시는 만나기 싫다. 날 그만 괴롭혀라'고 쓰겠죠. 그래도 만날 때마다 반갑고 감동적인 친구예요. 못보게 되면 무척 섭섭할 겁니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