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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아닌 타자' 김대한, 캠프에서 보여줘야 한다

투수가 아닌 타자 김대한. 그만큼 더 빨리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 됐다.

1차 지명 신인 김대한은 올해 두산 베어스를 설레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두산은 지난해 열린 1차 신인 지명 회의에서 휘문고 '에이스' 김대한을 택했다.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4번 타자로 활약해온 김대한은 투수와 타자 모두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150㎞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이자, 강한 어깨를 갖춘 거포형 외야수다. 지난해 신인 강백호(KT 위즈)와 비슷한 상황이다. 강백호도 서울고 재학 당시 주전 포수이자 4번타자, 강속구 투수로 '이도류' 활약을 펼쳤다.

두산이 김대한을 지명할 당시, 그리고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투수를 시키겠다는 생각이 분명했다. 물론 김대한이 가지고 있는 타자로서의 재능은 인정하지만, 강속구 우완 투수를 쉽게 포기할 수 있는 팀은 거의 없다. 또 선수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을 때도 투수가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 현재 두산의 팀 상황을 살펴보면 신예 외야수가 몇 시즌 안에 빠르게 자리 잡기는 어렵다. 김재환 정수빈 박건우 등 굵직한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먼저 이겨야 한다. 반면 젊은 투수들에게는 빠르게 기회를 주는 편이다.

하지만 선수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김대한은 지명 이후부터 줄곧 "타자로 뛰고 싶다"고 여러 차례 어필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여러 아마추어상을 받은 김대한은 "김광현(SK 와이번스) 선배님의 공을 꼭 쳐보고 싶다"는 등 공개적으로 타자에 대한 구상과 의욕을 밝혔다.

결국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는 쪽으로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또 2017년 신인왕 이정후(넥센 히어로즈), 2018년 신인왕 강백호 등 최근 거물급 신인들의 트렌드가 야수에 맞춰져 있기도 하다.

일단 김대한은 타자로서 몸을 만들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확실히 보장되지는 않았다. 김대한은 신인으로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하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 캠프 훈련과 연습 경기 그리고 개막전 시범 경기를 통해 뭔가 보여줘야 계속 길을 닦아나갈 수 있다.

두산은 최근 몇 시즌 동안 꾸준히 강팀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1~2년 차 야수는 거의 없었다. 강견과 장타력을 앞세운 김대한이 두산 야수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이번 스프링캠프가 그에게 정말 중요한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