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왕따 주행'으로 비난을 받았던 김보름이 "괴롭힘을 당해왔다"며 뒤늦게 자신이 피해자임을 주장했다.
김보름은 11일 채널A '뉴스A LIVE'에 출연했다. 그는 노선영과의 논란에 대해 "밝히기 힘들었다"면서 "나는 2010년 겨울부터 선수촌에 들어와 합류했다. 그 때부터 올림픽 시즌이 있었던 시즌까지 노선영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라고 밝혔다.
김보름은 코치 지시에 맞게 훈련하면 노선영이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코치가 '오늘 한 바퀴 30초에 타라'고 하면 나는 딱 맞춰서 30초에 탔다"라며 "그런 날이면 스케이트 타면서 (노선영이) 소리를 지르고 욕하고 천천히 타라고 했다. 나의 훈련을 늘 방해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스케이트 타면서도 물론이고 쉬는 시간에 라커룸으로 불려가서 1시간이고 2시간이고 폭언을 들을 때가 많았다. 숙소에서도 따로 방으로 불러 폭언한 적도 많았다"라고 고백했다.
김보름은 "선수들 사이에서 견제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 견제가 다른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영향 주는 것은 견제가 아닌 피해라고 생각한다"면서 "선수촌은 잘하는 선수들 모아놓고 선의의 경쟁하라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사실 나는 그 괴롭힘으로 인해서 기량이 좋아질 수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김보름은 11월10일 4차 월드컵 이후 팀 추월 훈련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노선영의 주장에 "일단 그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며 "11월10일 4차 대회 종료 후 11월15일 태릉선수촌에 합류해 합동 훈련했다. 훈련 계획표 등도 다 있다. 노선영이 참가한 회장배 대회 기간 5일 정도만 따로 훈련을 했을 뿐이다. 시합 출전 여부는 노선영 본인의 선택이었다. 난 훈련을 쉴 수 없는 입장이라 빙상장 이용 못 해 다른 곳에서 훈련을 한 거다"라고 반박했다.
팀추월 대표팀이 노선영이 모르는 작전을 진행했다는 주장에도 적극 반박했다. 김보름은 "올림픽 1년 전에 세계선수권대회가 있었다. 거기서도 사용했던 같은 작전을 사용했다. 삿포로아시안게임 때도 은메달을 딴 작전이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을 감독과 코칭 스태프에게 알렸지만 참으라는 답변만 들었다고도 전했다. 김보름은 "코치님들과 감독님들께 말했지만 노선영 선수는 왜 김보름 편만 드냐고 말했고 결국 해결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보름은 이 시점에서 폭로에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앞으로 나는 선수 생활을 조금 더 해야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지켜봐주시는 국민과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잘못 알려진 오해를 풀고 나가야 한다. 그래야 조금 더 훈련에 집중하고 운동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이후 그는 팬들에게 "나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복귀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크고 작은 대회가 많겠지만 그 대회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는 밝은 모습,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김보름은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팀동료 박지우와 함께 함께 출전한 노선영을 멀찍이 떨어뜨린 채 경기를 마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 후 노선영을 탓하고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의 인터뷰를 하면서 고의적으로 '왕따'시켰다는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이 등장해 6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대회가 끝난 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빙상연맹에 대한 특정 감사를 진행, 김보름 등이 고의로 속력을 낸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 일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김보름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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