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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KBO 실행위, '드래프트 문제' 해법 나올까

"각 구단별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KBO리그 실행위원회(단장 회의)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10개 구단 사이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한 가지 중요 정책의 변경에 관한 결정이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인드래프트 제도의 유지와 변경에 관한 결정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 12일부터 1박2일로 부산에서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들의 워크숍이 열렸다. 기존의 윈터미팅과는 조금 다른 성격의 심층 워크숍이라 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는 리그 전반의 운영과 성과에 관한 폭 넓은 토론이 펼쳐졌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역시 '신인 드래프트제'에 관한 것이었다. 현행 1차 지명제도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일부 구단의 주장대로 전면 드래프트를 재도입할 것인가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결론이 나오진 않았다. 워낙 파급력이 큰 이슈라 더 많은 논의와 실무적 조율이 필요하다. 또 어차피 결론을 내기 위한 자리도 아니었다. 다만 10개 구단 단장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드래프트 제도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에 대한 추가적이고 실무적인 논의 일정까지 잡았다는 점이다. 수도권 A구단 단장은 "2013년부터 다시 시행되고 있는 1차 지명제도의 장단점에 대한 논의가 먼저 나온 뒤 전면 드래프트제 도입에 대한 일부 구단의 요구가 있었다. 그래서 이날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하게 될 경우 생기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어떤 보완 대책이 필요할 지에 관해서도 논의했다. 예를 들어 현재 2년마다 열리고 있는 2차 드래프트를 폐지한다거나 보호 선수 범위를 늘리는 방법 등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제도는 지역 연고를 우선 선발하는 1차 지명 시스템이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초기 때부터 시행되어 오다가 2009년부터 잠시 전면 드래프트제로 바뀌어 2013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 기간에 고교 유망주들이 해외로 나가는 일이 많아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2014년부터 '유망주 보호'라는 명목을 앞세워 종전 1차 지명 시스템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지역간 유망주의 양과 질에서 격차가 심해지자 전면드래프트의 재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구단별로 신인 자원의 격차가 점점 더 커져 결과적으로는 전력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주장으로 전면드래프트를 요구하는 구단들은 SK 와이번스와 KT 위즈, 한화 이글스,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인 것으로 파악된다. 나머지 5개 구단은 현행 1차 지명제도의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분명해 결론이 단시간에 나오기는 힘들다. 그나마 이날 워크숍에서는 의미있는 결정 사항이 한 가지 나왔다. 각 구단별로 드래프트 제도에 대한 실무적 연구와 검토를 한 뒤 1월 중순에 열리는 실행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 10개 구단 단장들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는 KBO정책에 관한 결정 초안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연 내년 초 10개 구단은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