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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도 켈리도, 外人에 미래없는 KBO리그 괜찮나

잘하는 선수에게는 거쳐가는 관문일 뿐이고 꾸준한 선수에게도 대우란 없다. 바로 KBO리그 외국인 선수말이다.

더스틴 니퍼트가 내년 시즌이 시작되기 전 KBO리그에서 새 팀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시즌 중반 대체 선수를 바라봐야하는 상황이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 7년간 뛴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에 실패한 후 KT 위즈와 계약해 8승8패-평균자책점 4.25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야구선수로 고령에 가까운 나이와 구위 저하로 KT 역시 두번째 시즌을 기약하진 않고 있다.

니퍼트는 8시즌 KBO리그에서 뛰면서 1291⅓이닝을 던져 통산 102승51패-평균자책점 3.59을 기록했다. 37세의 나이가 걸리지만 국내 선수가 이정도 성적을 기록한 후 FA자격을 얻었다면 어느 팀이건 데려가려고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활용가치가 남아있어 보이는 투수다. 하지만 외국인이기 때문에 더이상 뛸 기회를 잃었다.

반면 지난 시즌까지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던 메릴 켈리는 미련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을 맺은 켈리는 최근 MLB.com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 한국에서 제안을 받았을 때 난 KBO에 대해 몰랐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있어서 NPB는 알고 있었지만 KBO에 대해선 들어본 적이 없었다. 한국에 프로리그가 있는 줄도 몰랐다(When I was first approached, I had no idea there was even a KBO, I knew of the NPB, I knew of guys that had gone over to play in Japan for a long while, but I had never heard of the KBO and didn't know there was a professional league in Korea)"며 "(중략) 때때로 나는 나 자신의 투수코치가 돼야 했다(Sometimes over there, you have to be your own pitching coach)"고 했다. 물론 "외국인이었지만 한국의 동료들의 첫 인상은 좋았다. 내가 도움이 필요하면 모든 것을 해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매체와 예전 인터뷰에서는 "2015년 SK 와이번스와 처음 계약을 맺었을 때 1~2년만 머물며 돈을 벌다 미국으로 돌아오려는 생각이었다.(Kelly said he envisioned staying a year, maybe two, making some money and then returning to America.)"고 말하기도 했다.

또 애리조나 지역지 애리조나 센트럴과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에서) 나는 내 자신의 투수 코치였다(Going over there forced me to kind of be my own pitching coach)"라고 같은 말을 했었다. 덧붙여 "나는 그것이 부분적으로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물론 '타국이라서 내 스스로 성장해야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민감한 발언이기도 하다.

SK관계자는 켈리의 이같은 발언들에 대해 "우리가 더 잘해줬어야 했다"고 자조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에게는 미래가 없는 리그이기 때문에 켈리처럼 성적이 좋아도 문제, 니퍼트처럼 좋지 않아도 문제다.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기존대로 외국인 선수 3명 보유지만 국내에서 몇시즌 이상 뛴, 몇세 이상의 외국인 선수에 한 해 구단에서 한 명 더 보유할 수 있게 해주는 보완책 정도는 생각해볼 수 있다. 물론 연봉제한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