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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전훈]벤투호 수비수 자신감 'UP', 4년 전처럼 수비 강해야 우승 근접한다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을 준비 중인 벤투호 수비수들의 자신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과의 비공개 연습경기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은 전반과 후반 출전 멤버를 80% 가량 바꿔 김학범호를 상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진 얼굴은 100% 바뀌었다. 전반 포백라인은 홍 철(수원)-권경원(톈진 취안젠)-김민재-이 용(이상 전북)으로 구성됐다. 후반에는 김진수(전북)-김영권(광저우 헝다)-박지수(경남)-주세종(아산)이 테스트를 받았다. 벤투 감독은 아킬레스 건염으로 재활에 매진하고 있는 우측 풀백 김문환(부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멀티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 주세종을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변신시켜 내보냈다.

포백라인이 싹 바뀌었지만 결과는 무실점이었다. 김학범호의 전력이 정상이 아닌 점을 감안하더라도 어떤 수비수가 투입돼도 벤투 감독만의 원칙이 있기 때문에 녹아들기 쉽다. 지난 9월부터 6차례 A매치를 치르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수비수들의 자신감이 쑥쑥 향상되고 있는 이유였다.

벤투호의 핵심 센터백 김영권은 17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A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기 전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벤투 감독님께서 추구하는 수비 철학이 워낙 확고하다. 민재 또는 지수 등 누구와 호흡을 맞춰도 팀 전술은 같다. 모든 선수들이 똑같이 따라주고 그렇게 움직이려고 한다. 나머지 부분은 개인적인 기술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팀 전술 안에선 똑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년 전 주축선수들도 많이 성장했다. 손흥민은 더 잘해주고 있다. 수비 부분에선 호주아시안컵 때보다 조직력이 더 다듬어졌다. 최대한 실점을 덜 하면서 우승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수비 완성도는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처음에는 감독님 스타일을 몰라서 실수가 나온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6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걸 선수들이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9월부터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후방 빌드업에 대한 철학을 고수해왔다. 그 출발점은 수비진이다. 고무적인 건 벤투 감독의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다. 특히 강팀을 상대해 실수가 많이 나와도 수비수들의 빌드업을 독려하며 팀 내 기본 골격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김영권은 "벤투 감독님께선 빌드업 외에도 라인 컨트롤을 중시하신다. 포백라인에서 한 명이 처지거나 올라가거나 하는 걸 방지한다. 라인 컨트롤을 하면서 어떻게 커버하고, 어떻게 상대에게 다가가는 면을 강조하신다"고 했다.

'김민재 파트너'로 경쟁 중인 권경원 역시 "수비의 본업은 골을 막는 것이다. 다만 감독님이 원하시는 건 골키퍼와 중앙 수비수가 빌드업을 같이 하는 것이다. 때문에 볼을 받기 전 많이 생각하려고 한다. 빌드업 하는 과정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걸 생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종목이다. 다만 아시안컵은 단기 토너먼트 대회다. 조별리그 이후 패하면 곧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에서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 결정적 방법은 강력한 수비에 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때도 2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결승전에서 호주에 두 골을 내준 것이 전부였다. 당시 한국 축구는 조별리그에서 공격력 부재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준우승이란 결과물을 만들어낸 건 강력한 수비 덕분이었다. 벤투 감독도 이점을 잊어선 안된다.

한편, 17일 훈련에선 김문환과 문선민(인천)이 부상으로 훈련에 불참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연습경기를 뛴 선수들은 가볍게 몸만 풀고 휴식이 부여됐다. 경기를 뛰지 않은 4명의 선수들만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