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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해커 KBO리그에서 다시 볼수 있는 방법 없나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는 '용병'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단기적 전력 상승을 노리는 수단이다. 좋은 활약을 펼쳐도 팀의 필요에 의해 교체돼는 것이 외국인 선수이기도 하다.

로저 버나디나(34)의 경우 KIA 타이거즈에서 두 시즌동안 통산 3할1푼5리, 47홈런, 181타점을 기록했지만 내년 시즌 재계약에 실패했다. 국내 선수라면 어느 팀이고 데려가려고 사활을 걸겠지만 나이 많은 외국인 선수라는 약점 때문에 재계약할 팀을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 가운데 더스틴 니퍼트(37)와 에릭 해커(35)도 팀을 찾지 못하고 해매고 있다. 지난 시즌 7년간 뛴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에 실패한 니퍼트는 KT 위즈와 계약해 8승8패-평균자책점 4.25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야구선수로 고령에 가까운 나이와 구위 저하로 KT 역시 두번째 시즌을 기약하진 않고 있다.

해커 역시 2013년부터 NC 다이노스에서 다섯시즌을 소화했지만 올 시즌 재계약에 실패했고 시즌 중반 에스밀 로저스의 대체 선발로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해 시즌을 치렀다. 시즌 중반에 합류했지만 5승3패-5.20에 79⅔이닝을 책임지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사실 이 두선수는 국내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KBO리그에서 활약이 좋았고 덕분에 팬층도 두터운 편이다. 니퍼트가 지난 시즌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하자 두산팬들은 신문에 '우리 마음 속에 영구결번 40번 더스틴 니퍼트'라는 광고를 싣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계약할 팀조차 찾지 못하게 된 것은 투수 2명에 타자 1명만 보유할 수 있는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제도 때문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이 선수들이 어느 정도 믿음이 간다고 하더라도 단 2명의 투수를 뽑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큰 투수를 선택하기 보다는 젊고 구위좋은 투수와 계약하는 편을 택한다.

그렇다고 일본프로야구와 같이 외국인 선수의 자리를 늘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일본프로야구처럼 무조건 8시즌 이상 뛰면 FA(자유계약) 권리와 국내 선수 자격을 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니퍼트나 해커처럼 아직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는 투수를 활용하기 힘든 상황은 그리 반길 일은 아니다. 때문에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존대로 외국인 선수 3명 보유지만 국내에서 몇시즌 이상 뛴, 몇세 이상의 외국인 선수에 한 해 구단에서 한 명 더 보유할 수 있게 해주는 보완책 정도는 생각해볼 수 있다. 니퍼트나 해커처럼 KBO리그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친 투수들을 존중해주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