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롯데의 양의지'는 없었다.
양의지가 NC 다이노스에서 새출발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그동안 FA 최대어 양의지의 새 둥지로 유력히 거론됐던 팀. 2018시즌을 앞두고 강민호와 계약에 실패한 롯데는 포수난에 허덕이면서 결국 5강 진입에 실패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양의지를 잡고 포수 자리를 보강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수 년 동안 FA 시장의 '큰손' 노릇을 했던 롯데였기에 가능한 예상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양상문 감독 체제로 새 시즌 준비에 나서면서 외부 FA 영입 대신 육성으로 선회했다. 양의지 영입전에서도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이로 인해 양의지도 두산 잔류가 유력히 점쳐졌지만, 급부상한 NC가 4년 총액 125억원의 거금을 투자하면서 영입전의 승자가 됐다.
일각에선 롯데가 양의지 영입전에서 발을 뺀 부분에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새 시즌을 준비 중인 롯데 포수 자원은 안중열, 나종덕, 김준태. 안중열이 후반기에 합류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다음 시즌 전망엔 물음표가 달려 있다. 나종덕, 김준태 역시 여전히 부족함이 거론되는 상황.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단기간 내 육성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롯데의 결정이 결국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평가가 컸다.
양 감독은 '상호보완'을 해답으로 꼽았다. 그는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들 수도 있다. 외부에서 좋은 포수를 데려와 강화하는 것보다 우리 투수진의 능력을 높인다면 부족한 부분이 상쇄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포수가 해줘야 할 역할을 나머지 8명의 타자들이 분담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C는 주전 김태군의 군입대 이후 포수 자리가 약점으로 꼽혔던 팀이다. 새 시즌 NC를 이끌게 된 이동욱 감독은 양의지라는 선물을 받으며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 안방마님 부재에 울던 영남 라이벌의 상반된 행보는 비교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