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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놀이'하던 KT 양홍석의 성장...'같이 하는 농구 눈떴다'

부산 KT 소닉붐 양홍석이 몰라보게 성장한 모습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KT는 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경기에서 88대93으로 패했다. 4쿼터 후반 역전을 당해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이날 패배로 KT는 2위 자리를 전자랜드에게 넘겨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양홍석은 꾸준한 모습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양홍석은 팀 내에서 유일하게 40분 내내 경기를 뛰었다. 3점슛 2개를 포함해 18득점 3어시스트로 제 몫을 해냈다.

그는 지금까지 20경기를 뛰며 평균 12득점, 특히 3점슛을 경기당 1.3개씩 넣어주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인 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리바운드는 6개씩 잡아주고 평균 27분59초를 뛰며 강철 체력까지 자랑하는 중이다.

지난 2라운드에는 MVP까지 받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82표 중 39표를 얻어 20표에 그친 팀 동료 마커스 랜드리를 제쳤다.

양홍석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서동철 감독은 "많이 성장했다"는 표현을 썼다. 서 감독은 "양홍석이 혼자 하는 농구를 하다 이번 시즌 같이 하는 농구에 눈을 떴다"며 "그러면서 마음도 편안해진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양홍석은 중고교 때는 개인기로 승부했다. 이른바 '조던 놀이'를 했다. 동료들과 유기적인 호흡을 맞추기보다는 화려한 플레이로 혼자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때문에 지난 시즌에는 당황하기도 했다. 서 감독은 "시즌 전 연습경기 때 보니 엉뚱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며 "공격을 해야 할 때와 안해야 할 때를 아직 구분하지 못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초반에는 내가 잔소리를 좀 많이 했다"고 말한 서 감독은 "하지만 이제는 잔소리는 안해도 될 수준이다. 함께 하는 농구를 터득했고 잘하고 있다"고 했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외국인 선수 랜드리에게 골밑을 모두 맡기기에는 높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리바운드에도 적극 가담하고 상대 수비를 흐트러뜨리는 역할도 적극적이다. 물론 3점슛 성공률도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겨우 프로 2년차다. 중앙대 1학년 때 프로 진출을 선언해 KT에 입단하면서 다른 선수들과 달리 대학농구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하고 프로에 왔다. 하지만 그의 잠재력은 단 두 시즌만에 폭발했다. KT로서는 보석을 건진 것이나 다름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