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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공백 지운 임시 '7번' 황인범, 스루패스 마스터의 진수

황인범(22·대전 시티즌)은 2018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설레는 일 연속이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 공로로 조기 군제대(아산 무궁화에서 대전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벤투호에 승선, 강한 인상을 남기며 내년 초 아시안컵 승선 가능성을 높였다.

영건 황인범에게 바야흐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황인범은 11월 A대표팀의 호주 원정에서 베테랑 기성용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기대 이상이었다. 호주전(1대1)과 우즈베키스탄전(4대0)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매끄럽게 수행했다. 특히 황인범은 공격 전개 과정에서 수 차례 날카로운 스루패스로 상대 수비라인을 무너트렸다.

황인범은 우즈벡전을 마치고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형들이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그 분위기를 내년 아시안컵까지 이어가자고 말했다"며 웃었다. 또 황인범은 "제가 공격적인 패스를 좋아하고 자주 시도하는데 그게 잘 들어가면 좋은 기회가 되지만 실패하면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는 것 만큼 조절을 잘 해야 한다"면서 "올해 보여준 것에 비해 더 큰 기회를 얻었다. 2019년에도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황인범은 이번 호주 원정에서 등번호 7번 유니폼을 입었다. 원래 7번은 A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의 등번호였다. 손흥민이 11월 A대표팀에 승선하지 않으면서 그 번호가 후배 황인범에게 돌아갔다. 임시로 단 7번이지만 황인범의 존재감은 7번을 달기에 충분했다. 당초 우려했던 기성용-정우영 동시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잘 메웠다. 황인범은 호주전에선 구자철과 호흡을 맞췄다. 구자철이 부상으로 나간 후에는 주세종과 짝을 이뤘다. 우즈벡전에선 황인범-주세종 조합이 선발을 이뤘다. 황인범과 주세종은 올해 K리그2(2부) 챔피언 아산 무궁화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두 선수는 이번 호주 원정을 통해 아시안컵 승선 가능성을 높였다. 주축 기성용-정우영을 뒤에서 받힐 확실한 백업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그는 황인범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활약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리고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황인범을 A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했다. 그 기대에 황인범은 주눅들지 않는 당찬 자기만의 플레이 스타일로 부응했다. 전문가들은 "황인범의 축구 센스와 경기력은 분명히 아시아 무대에선 통한다. 하지만 유럽 무대에 진출해 더 큰 성공을 거두고 싶다면 체력 면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짧은 패스 미스를 줄이고, 거친 몸싸움을 이겨낼 파워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