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은 없었다. 올 시즌도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선두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의 조화가 이끈 결과다.
우리은행은 2018~2019시즌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개막 후 5경기에서 5승무패를 기록했다. 패배 없이 1라운드를 마쳤다. 지난 시즌에 개막 2연패에 빠지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던 우리은행은 결국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올 시즌은 1라운드부터 흔들림이 없다. 또다른 우승 후보 청주 KB스타즈가 4승1패로 바짝 쫓고 있지만, 우리은행 역시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전력이다.
우리은행이 지난 여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뽑은 크리스탈 토마스를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성적에 따라 하위권 팀이 더 높은 순번을 뽑을 확률이 높고, 상위권 팀은 4~6순위를 뽑을 수밖에 없다.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기록한 우리은행은 번번이 최하위 순번에서 외국인 선수를 뽑고있다. 더구나 올 시즌부터는 규정이 바뀌어 1명 보유, 1명 출전이라 더더욱 '로또'를 기대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우리은행의 외국인 선수들이 번번이 대박을 친다. 2016~2017시즌에 뛴 존쿠엘 존스는 우리은행 입단 당시 무명의 유망주에 불과했지만, 우리은행에서 완벽한 폼을 만들어 그해 최고 외국인 선수로 활약했다. 이후 WNBA(미국여자프로농구)에서도 주전 센터로 펄펄 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WNBA 올스타까지 선발됐다.
지난 시즌에 함께 호흡을 맞춘 나탈리 어천와도 마찬가지다. 어천와는 WKBL 경험이 있었던 선수지만, 우리은행에서 새로운 선수로 탈바꿈 했다. 외곽슛 뿐만 아니라 골밑 폭격기로 둔갑하면서 '무서운 센터'로 성장했다. 앞 시즌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뛸 때보다 득점과 리바운드가 급상승했고, 결국 우리은행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우리은행은 이번 여름 드래프트에서도 6순위, 가장 늦게 외국인 선수를 지명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가뜩이나 지명할 대어급 선수가 드물었다. 그런 와중에 위성우 감독은 주저 없이 토마스를 지명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키가 커서." 토마스는 신장 1m96으로 WKBL에서 센터로 경쟁력이 있는 신체 조건을 갖췄다.
그 외에는 검증된 것이 없었지만, 토마스는 5경기에서 평균 30분을 뛰면서 13.8득점-13.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평균 리바운드 리그 전체 1위다. 슈팅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비와 리바운드만 기대를 걸었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득점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KB스타즈 카일라 쏜튼(평균 26득점), 전체 1순위 하나은행 샤이엔 파커(21.40)보다는 낮을지라도 현재 우리은행에서는 알찬 활약을 해주고 있다.
결국 우리은행의 선수를 보는 눈과 국내 선수들과의 환상적인 조합이 외국인 선수의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고 봐야 한다. 임영희-박혜진-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외국인 선수가 편안하게 자신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게 실수 없이 맞춰주고, 그 결과 외국인 선수는 자신감을 찾아 자신의 주 임무가 아닌 역할까지도 마음 편하게 하다보니 실력이 쑥쑥 늘어난다. 외국인 선수 선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드래프트 순서가 아니라 팀 전체와의 조화라는 사실을 우리은행이 증명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