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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즈벡]'나가면 골' 웬만해선 황의조를 막을 수 없다

또 터졌다.

'갓의조' 황의조(26·감바오사카)의 발끝이 식을 줄 모른다. 황의조는 20일(이하 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 센터에서 펼쳐진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1-0으로 앞서던 전반 24분 추가골을 넣었다. 또 한번 환상적인 골이었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 용의 오른발 터닝슛이 골키퍼를 맞고 골문 오른쪽 앞에 있던 황의조 쪽으로 흘렀다. 각이 없었지만 황의조는 대포알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우즈벡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황의조를 비롯해 전반 9분 남태희(알두하일), 후반 24분 문선민(인천), 36분 석현준(랭스)의 연속골을 앞세워 4대0 완승을 거뒀다.

나가면 골이다. 소속팀 포함 최근 26경기에서 25골을 폭발시켰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A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던 징크스를 떨쳤다는 점이다. 황의조는 이번 호주 원정 전까지 13번의 A매치에서 단 1골에 그쳤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도 나서지 못했다. 터닝포인트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었다. 무려 9골을 폭발시키며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황의조는 많은 기대 속에 A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9월 A매치에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선수를 상대로는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목소리도 있었다. 황의조는 10월, 절치부심했다.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한 황의조는 10월 우루과이전에서 골을 넣으며 3년간 지속된 A대표팀 골가뭄을 끊었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함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제외된 11월 호주 원정. 황의조는 벤투호의 에이스로 도약했다. 17일 호주전에서 전반 22분 환상적인 피니시로 선제골을 넣었다. 침투부터 마무리까지 나무랄데 없는 플레이였다. 전반 막바지 상대 수비수에 종아리를 차이는 불의의 부상으로 45분 밖에 소화하지 못한 황의조는 우즈벡전을 벼르고 별렀다.

우즈벡은 황의조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팀이다. 지난 아시안게임 8강에서 우즈벡을 만난 황의조는 해트트릭을 폭발시켰다.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 역시 황의조가 얻었다. 황희찬이 이를 성공시키며 한국은 4대3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가장 벅찬 상대인 우즈벡을 넘은 한국은 파죽지세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의조는 호주전이 끝난 후 "우즈베키스탄 선수들과 비행기를 같이 타고 왔는데, 아시안게임 당시 선수들이 많이 있더라"면서 "그때의 좋은 기억을 되살려 골도 넣고 승리하고 싶다"고 했다.

불 붙은 황의조의 득점포는 우즈벡전에서도 이어졌다. 전반 22분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날렸다. 상대 골키퍼가 펴낸 볼을 절묘한 오른발 아웃프런트 트래핑으로 우즈벡 수비를 벗긴 후 왼발 슈팅을 날렸다. 수비를 맞고 살짝 빗나갔다. 기세가 오른 황의조는 2분 뒤 추가골을 터뜨렸다. A매치 2경기 연속골, 최근 4번의 A매치에서 3골. 3골은 벤투호 최다 득점이다. 29분에는 환상적인 중거리슛이 살짝 빗나가기도 했다. 황의조는 후반 23분 석현준과 교체아웃 될 때까지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넓은 활동반경, 안정된 키핑력, 그리고 기회가 올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날리는 자신감까지, 말 그대로 만점 활약이었다.

석현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와 경쟁을 펼치던 황의조는 이제 벤투호의 확실한 주전 원톱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내년 1월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원샷원킬' 황의조가 있기에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호주 원정의 최대 수확은 누가 뭐래도 황의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