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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김혜수 '피가 거꾸로 솟았던 '국가부도의날', 영화보고 눈물 나더라'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김혜수가 '국가부도의 날'을 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영화사 집 제작). 극중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은 김혜수가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타짜'(2006), '도둑들'(2012), '차이나타운'(2014), 드라마 '직장의 신', '시그널'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체불가한 연기와 존재감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온 명실상부 충무로 최고의 배우인 김혜수. 매작품 다른 적품으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해온 김혜수가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국가부도의 위기를 막으려는 인물 한시현 역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관객의 감탄을 자아낼 예정이다.

극중 한시현은 가장 먼저 국가부도의 위기를 예견하고 대책을 세운 한국은행 통한정책 팀장.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위기를 예측하고 비공개 대책팀에 투입, 굳건한 신뢰로 다져진 팀원들과 호흡을 맞춰 대응책을 고심한다. 현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번번히 윗선에 반대에 부딪히는 가운데서도 최악의 사태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김혜수는 전문 용여 가득한 방대한 양의 대사를 소화해내며 진취적 여성 캐릭터로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이날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날'을 택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 밤에 시나리오를 읽는데 누워서 보다가 몇장을 읽다가 허리를 세워서 다시 읽었다. 피가 막 거꾸로 솟는 느낌이 났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당시 IMF를 검색해가면서 읽게 됐다. 저는 IMF를 겪은 세대다. 갑자기 지방으로 이사를 가는 친구도 있었고 서울에서 갑자기 모든 걸 다 접고 비참하게 이민을 떠난 친구들도 있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우리 집안에도 친인척들 모두 그런 상처들이 있더라"며 "제 친한 친구는 사회초년생으로서 일을 제대로 해보려고 하는 타이밍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저는 사실 직장인 친구의 고충을 잘 몰랐다. 그때도 그 친구의 아픔을 잘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 영화를 보고 엄청 울었다고 하더라. 그때 정말 우리가 모르는 많은 아품을 겪은 분들이 있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김혜수는 극중 캐릭터를 언급하며 "그리고 갑수(허준호) 캐릭터는 정말 우리 이야기 같았다. 갑수의 상황이 정말 우리가 직접적으로 겪은 이야기가 아니라도 우리의 가정, 우리의 가족 이야기 같았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정말 확 와닿았다. IMF를 겪었으면서도 내가 알지 못했던 게 많구나"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잘 모를 수도 있는 일들이 많았구나 싶더라. 정말 그 시대가 국민들이 흥청망청 쓰고 외제 선호하고 그래서 그렇게 망가진 게 아니지 않나. 그때의 상처가 직격탄이 돼 평생 상처가 되신 분들, 그리고 그 아픔을 이겨내신 분들이라 하실지라도 말못한 분노가 얼마나 깊을까 싶었다. 영화가 재미있더라도 가볍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이 들긴 어려운 이야기지 않나. 언론시사회에서 저도 처음 봤는데 정말 눈물이 나더라. 슬프다는 눈물이라기 보다는 많은 감정이 담긴 눈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날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관람했다는 김혜수는 "초등학교 6학년 조카가 있는데 제가 지금까지 조카가 볼 수 있는 영화를 많이 못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번에 저한테 물어보더라. '이모, 이번 영화는 제가 볼 수 있나요?' 하더라. 이번에 시사회에 조카를 불렀는데, 아빠한테 옆에서 계속 물어보면서 봤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조카가 흥미롭게 보면서 친구들이랑 또 보고 또보고 할거라고 하더라. 정말 이 영화를 한 보람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스플릿'(2016)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국가부도의 날'에는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28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호두엔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