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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FA시장 최대변수로 떠오른 투명계약+초강력 징계

올해 FA시장에 최대 변수가 생겼다. 이른바 '투명 계약'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7일 FA자격 선수 22명을 발표했다. 최대어 양의지를 포함해 두번째 FA를 맞는 최 정, 세번째 FA에 도전하는 박용택, 1년간 유예를 했던 이용규 등이 총망라됐다.

지난해에 비해 대어급이 줄었다고는 해도 FA시장은 늘 예측불가능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좀 달라졌다.

KBO와 10개구단이 선수협에 제시했던 FA상한제에는 최대액(4년간 최대 80억원)이 명시됐다. 구단들이 생각하는 FA '천정'. 담합 논란도 일수 있지만 구단들의 속내가 드러났다.

이와 덧붙여 공시 보도자료에는 특별한 내용이 하나 더 눈에 띈다. 이면 계약 금지다.

'KBO는 구단과 선수 간 계약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면계약을 금지하고, 2019 시즌부터 FA를 포함한 모든 KBO 리그 선수는 구단과 계약 시 계약금과 연봉에 해당되지 않는 특약에 따른 보수를 의무적으로 계약서에 기재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안전장치도 뒀다. 초강력 제재다. 'KBO는 이면계약 금지 규정 위반 시 구단에게 다음 연도 1차 지명권 박탈과 함께 제재금 10억원을 부과하고, 선수에게는 1년간 참가활동정지의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사실상 뒷돈을 주고받다가 밝혀지면 구단은 1차 지명 박탈이라는 초강력 징계와 벌금을 물게 되고, 선수는 1년간 뛸 수도 없을 뿐더라 연봉도 받지 못한다.

지금까지 FA시장을 키운 것은 사실 옵션이나 뒷돈이었다. 이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를 통해 선수들과 에이전트는 각 구단과 접촉하며 스스로 몸값을 계속 불렸다. 구단 고위관계자들은 몇 달전 모임을 갖고 "있는 룰이라도 지키자. 어길시에는 강력한 제재를 하자"고 내부합의를 했다. 이를 이번에 KBO가 FA공시와 함께 공식발표한 것이다.

수년전 메리트(승리수당) 제도를 없애기로 했을 때도 구단들의 합의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있었지만 메리트는 완전히 사라졌다. 신고자 포상과 10억원의 제재금 효과는 컸다.

이번 이면 계약 폐지는 후폭풍이 대단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4년 150억원, 김현수(LG 트윈스) 4년 115억원, 최형우(KIA 타이거즈) 4년 100억원,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4년 98억원 등은 발표액을 놓고도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축소 발표와 큰 옵션 등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꽤 있었다.

KBO는 투명계약을 위해 국세청 자료의 첨부를 명시할 계획이다. 원천적으로 뒷돈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실질적인 몸값 인하 효과를 겨냥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