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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문희경 ''인어전설' 촬영 중 고막에 천공생겨..청력 상실 극복한 인생작'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문희경(53)이 "해녀 연기하다 귀에 천공 생겨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휴먼 코미디 영화 '인어전설'(오멸 감독, 자파리필름 제작)에서 제주도 마을의 해녀 대표이자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어촌 계장 옥자를 연기한 문희경. 그가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사무실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인어전설'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지슬'(13)로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 중 하나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독립 영화계의 거장 오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 영화인 '인어전설'. 제주 해녀들을 주인공으로 여성들의 연대와 그들의 새로운 도전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무공해 청정 힐링 코미디인 '인어전설'은 제주도 올로케이션 촬영으로 제주도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아냈다.

무엇보다 '인어전설'은 실제 제주도 출신 주·조연 배우와 스태프들이 참여한 진정한 제주 감성을 전해 눈길을 끈 것. 특히 제주 출신 문희경은 20년간 제주에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완벽한 제주 방언을 구사하는 것은 물론 괄괄한 해녀 옥자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소화, 현실적인 캐릭터로 만들어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그는 해녀 캐릭터를 위해 정식으로 해녀 학교에서 물질을 배우고 싱크로나이즈드 연습에 몰두하며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였고 또한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인어전설'에서 노개런티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문희경은 "제주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어려서 물이 친숙했다. 자연스럽게 수영을 할 수 있게 됐지만 더 완벽한 캐릭터 연기를 위해 촬영 전 해녀 학교, 스킨스쿠버, 싱크로나이즈 등을 배웠다. 해녀들의 잠수는 물에 직각으로 들어가야 한다. 일반 잠수와 달라 1주일간 해녀학교에서 배웠고 스킨스쿠버를 2주간 배웠다. 싱크로나이즈는 연기 동작이 많아 2달간 배웠다. 어설프지만 최대한 해녀처럼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연습하는데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니더라. 나를 비롯해 많은 배우의 열정이 묻어난 작품이다"고 곱씹었다.

그는 "모든 배우가 악착같이 임했던 작품이다. 나와 혜빈이 모두 대역에만 의지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대역만 쓴다면 이 작품에 대한 의미가 사라질 것 같았다. 어려운 동작을 제외하곤 직접 우리가 물질하고 잠수했고 싱크로나이즈 동작까지 마스터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촬영하다가 귀에 구멍이 생기는 부상을 얻기도 했다. 연기를 하면서 '배우 인생이 뭐길래 이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청력을 상실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나 때문에 이 좋은 영화를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해녀들이 귀에 천공이 많이 생긴다고 하더라. 매일 깊은 바다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직업병이 생긴다고 하는데 그래서 해녀 전문 병원이 있어 그곳을 다니며 치료를 했다. 의사 소견으로는 촬영을 중단하라는 것이었는데 이 작품은 포기할 수 없어서 계속 치료를 받으며 촬영을 이어갔다. 내겐 생과 사가 달린 작품이었다. 그래서 더 뭉클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문희경은 "감사하게도 촬영이 끝날 때쯤 자연적으로 귀 고막에 새 살이 돋았다. 자연치유가 된 것"이라며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청력 상실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웠나 보다. 또 내 몸 생각해서 이 작품을 포기했더라면 분면 내 인생의 가장 큰 상처로 남았는데 그래도 잘 버틴 것 같아 뿌듯했다. 게다가 이렇게 3년 만에 개봉까지 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웃었다.

한편, '인어전설'은 제주 해녀들의 우여곡절 싱크로나이즈드 도전기를 그린 작품이다. 전혜빈, 문희경, 이경준, 강래연 등이 가세했고 '눈꺼풀' '지슬'의 오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