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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가을사나이' 정수빈, 두산을 수렁에서 구했다

'MVP 출신' 정수빈이 살아나자, 두산 베어스가 깨어났다.

두산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1승2패로 벼랑 끝에 몰려있던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리며 우승에 다시 한발 다가섰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정수빈이다. 답답하던 공격을 한 번에 뻥 뚫리게 만드는 역전 홈런을 때려냈다.

이날 두산은 SK 선발 김광현을 만나 시종일관 답답한 공격을 전개했다. 찬스는 놓치고, 득점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2사 2,3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김재호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4회에는 박건우의 2루 도루 실패 6회에는 양의지의 병살타가 나왔다.

7회말까지 0-1로 뒤진 두산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7회까지 단 1점으로 혼신의 역투를 펼쳤으나 필요한 점수가 나지 않자 SK에게 끌려가는 모양새였다.

그때 정신이 번쩍드는 정수빈의 홈런이 터졌다. 8회초 선두타자 백민기의 안타 이후 허경민이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지만, 두번 모두 실패하고 풀카운트에서 내야 땅볼에 그쳤다.

결국 1사 1루에서 정수빈이 타석에 섰다. 앙헬 산체스를 상대한 정수빈은 2B1S에서 4구째 낮은 직구를 받아쳤다. 높은 공은 아니었지만, 정수빈의 스윙 타이밍에 정확히 걸려넘어갔다. 타구는 쭉쭉 뻗어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이 됐다. SK 우익수 한동민이 펜스에 바짝 붙어 팔을 뻗어봤지만 공은 담장 뒤로 넘어갔다. 정수빈은 치자마자 홈런임을 직감인듯 양 팔을 쭉 뻗으며 베이스를 돌았다. 잠잠하던 두산 벤치에 활력을 불어넣은 점수였다.

만약 8회초에 정수빈의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면 두산은 그대로 졌을 확률이 높다. 그만큼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었다. 더군다나 경기 후반 찬스에서 허경민이 보내기 번트에 실패한 것도 두고두고 아쉬운 포인트였을 것이다. 하지만 정수빈이 그 모든 것을 뒤집었다.

정수빈은 2015년 한국시리즈 MVP 출신으로 유독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한국시리즈에서만 이번 포함 3개의 홈런을 쳤다. 이번 SK와의 시리즈에서도 1차전 3안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2,3차전에서는 상대 견제에 꽁꽁 묶이면서 4타수 무안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던 정수빈이 이날 다시 살아났다. 정수빈은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활약으로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