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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최강희 중국행으로 K리그 감독 시장 지각변동 조짐, 타팀도 벌써 술렁거린다

전북 현대 붙박이 사령탑 최강희 감독이 움직였다.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의 끈질긴 구애를 수락했다. 최 감독의 중국행으로 K리그 감독 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깜짝' 복귀한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도 2018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나겠다고 못박았다. K리그 두 리딩 구단 전북과 수원삼성의 사령탑 자리가 이번 시즌 종료와 더불어 비게 된다. 2018시즌 조기 우승을 확정한 전북의 사령탑은 K리그 최고 노른자위이고, 수원삼성 지휘봉도 군침을 흘릴만하다. 이 밖에도 이번 시즌 팀 최종 성적에 따라 감독 변동폭이 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K리그 관계자들은 전북 현대가 '포스트 최강희'로 누굴 선택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중국 프로축구 도전 결정은 22일 전북 구단의 발표로 세상에 드러났다. 하지만 앞서 이미 K리그 업계에선 이 보다 앞서 이달초 '설'이 돌았고, 전북 구단 주변에서 기정사실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한 굴지의 에이전트는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떠나도 그 다음 임자가 정해진 거 아니냐. 최강희 감독의 총애를 받았던 김상식 코치가 그 자리를 물려받는 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김상식 코치는 최 감독을 도와 선수 그리고 코치로 지금의 최강 전북을 만든 '브레인'이다. 최 감독이 어려운 장애물을 만날 때마다 가장 먼저 몸을 던지는 게 김 코치의 몫이었다. 김 코치는 커리어 면에서 전북 사령탑 후보가 될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런데 최강희 감독이 '오른팔' 김 코치를 데리고 함께 톈진 취안젠으로 갈 수도 있다. 백승권 전북 단장은 여러 변수를 함께 고려하고 있다. 그는 "전북 사령탑에 어울릴 여러 요건들을 두루 갖춘 감독을 선택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미 전북 구단 안팎에선 차기 사령탑에 오르내리는 감독 후보군의 이름이 여럿 있다. 백승권 단장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전북을 이끌고 싶어하는 지도자는 수두룩하다. 전북 출신 레전드 지도자는 물론이고 재야에서 무직 중인 감독들이 후보 리스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북의 현 전력과 경기력이라면 누가 맡아도 웬만큼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군침을 흘리는 지도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서정원 감독의 깜짝 복귀 후 빠르게 안정을 찾은 수원 삼성도 시즌 종료와 함께 새 사령탑 선정을 해야 할 처지다. 서 감독은 중도 사퇴 이후 책임감 때문에 마음을 돌렸지만 이번 시즌을 마치면 새로운 출발을 하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그는 2017년 10월 재계약을 할 당시에도 수원삼성 뿐아니라 몇몇 다른 구단의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원 감독은 K리그에서 선수들이 잘 따르고 또 선수들을 감싸안을 줄 아는 대표적인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수원삼성 선수들은 서 감독을 2019시즌에도 붙잡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한 K리그 에이전트는 "서 감독이 사표를 내고 수원삼성을 잠시 떠났을 동안, 구단은 새로운 감독을 물색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서 감독 이상으로 수원삼성을 잘 이끌 인물을 찾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서 감독이 자신의 결심 대로 팀을 떠날 경우 그의 행보 뿐 아니라 수원삼성 차기 사령탑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지금 '감독 시장'에 인물이 없는 건 아니다. 신태용 전 A대표팀 감독, 황선홍 전 서울 감독, 이기형 전 인천 감독 등은 언제라도 현장으로 돌아올 준비가 돼 있다. 또 김호곤 전 울산 감독, 최진철 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박경훈 전주대 교수 등도 감독 후보군에 오를 수 있다.

스플릿이 됐고 시즌 막판에 도달한 지금, 하위권 팀들의 사령탑들도 거취가 불투명하다. 올해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강원FC 김병수 감독은 최근 조태룡 대표가 사임하기로 한 상황이라 신상에 변화가 올 수 있다. 시도민구단은 대표가 바뀔 경우 감독 및 구단 프런트에 큰 변화가 연쇄적으로 불었다. 또 현재 강등권에 머물러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안데르센 감독, 전남 드래곤즈 김인완 감독대행도 결코 편치 않다. 안데르센 감독은 올해 6월에 내년 말까지 계약했지만 인천이 2부로 강등될 경우 잔류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전남 김인완 대행도 같은 입장이다.

2위 경남 김종부 감독, 3위 울산 김도훈 감독, 군팀 상주 김태완 감독(군무원 신분)의 자리는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K리그2(2부)는 1부 이상으로 성적에 따라 감독의 거취가 민감하게 돌아간다. 우승하고도 팀 존폐위기에 놓인 아산(경찰축구단) 박동혁 감독의 거취는 매우 난처하다. 우승을 해도 경찰청의 선수 선발 중단으로 팀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박동혁 감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젊은 사령탑 박동혁 감독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올해 아산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성적과 경기력으로 지도력을 입증해보였다. 1부 팀들이 탐을 낼만한 지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성적 부진으로 정갑석 감독이 물러난 부천(감독 공석)은 이미 새 사령탑을 찾고 있다. 성남FC(남기일 감독), 부산 아이파크(최윤겸 감독) 등도 팀 최종 성적에 따라 감독이 얼마든지 바뀔 여지가 있어 보인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