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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활용도 큰 넥센 불펜, 새로운 스타 나올수 있을까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등장했던 '라이징 스타'들. 돌아보면 넥센 히어로즈가 올해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던 원동력이자 장점이다.

포스트시즌에도 이런 깜짝 스타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타석 스리런홈런으로 팀 승리와 역대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타점 신기록(6타점)을 쓴 중견수 임병욱과 이 경기에서 중간 계투로 나와 3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역대 최연소 준PO 승리투수가 된 안우진이 대표적이다. 이들 외에도 1차전에서 대타로 나와 쐐기타점을 내는 적시타를 친 뒤 2, 3차전 주전 2루수로 나와 공수에서 알찬 활약을 펼친 송성문도 있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이 활약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기회를 제공하는 벤치의 용기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넥센 장정석 감독은 여러 선수들에게 자유롭게 기회를 줬다. 1군에서 보여준 성적이 없어도 가능성만 확인되면 기회를 줬다. 외야수 김규민이나 투수 이승호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런 선수들이 잘 해주면서 여러 악재 속에서도 페넌트레이스를 잘 치를 수 있었다. 결국 넥센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선수 기용에 관한 벤치의 열린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이런 강점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나 불펜 운용에 있어서 그렇다. 필승조로 분류되는 일부 베테랑 투수들에게만 등판 기회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준PO 1~3차전 동안 넥센이 쓴 불펜 투수는 단 4명이었다. 이보근 오주원 안우진 김상수가 나왔다.

이 중에서 마무리 투수로 이기는 2경기에 나온 김상수와 2차전 롱 릴리프 역할을 한 안우진은 용도가 달라 일단 제외하자. 박빙 또는 앞서는 상황에 필승 계투 역할을 한 투수는 오직 우완 이보근과 좌완 오주원 뿐이다. 이들은 3차전까지 매 경기에 나왔다. 이보근은 총 3⅓이닝을 소화해 5피안타 2실점(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고, 오주원은 2⅓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3.86)이다. 활용도가 집중되는 것에 비해 그리 뛰어난 성적은 아니다.

이러한 집중 기용 패턴은 매 경기 결과가 시리즈 통과와 탈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단기전의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 더구나 1~3차전이 모두 2점차 이내 박빙 승부였다. 베테랑 필승조에게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장정석 감독의 심정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아무리 경험이 풍부하고 구위가 좋아도 계속 나오면 지치고, 상대 타자들에게도 익숙해진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9회초 세 번째 투수로 나온 이보근이 김태균에게 결승타를 맞은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다. 마무리 김상수를 투입하지 않은 점도 아쉽지만, 동시에 벤치에서 마냥 대기중인 불펜 진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화는 3차전까지 투수 엔트리에 있는 14명 투수를 전부 썼다. 반면 넥센은 오직 7명만 활용했다. 3차전까지 한 번도 등판하지 않은 투수는 4차전 선발 이승호를 제외하고도 김성민과 이상민 조덕길 신재영 윤영삼 양 현 등 6명이나 된다. 이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