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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넥센 최대의 적,'한화'가 아닌 '방심'이다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친 넥센 히어로즈가 올 가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정규시즌 3위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 2차전까지 파죽의 3연승 행진 중이다. 이제 넥센은 1승만 추가하면 2위 SK 와이번스가 기다리는 인천으로 가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확인된 넥센의 전력은 단단했다. 물론 실책이 총 5개나 나오기도 했고, 테이블세터진이 18타수 1안타(이정후 9타수 무안타, 서건창 9타수 1안타)에 그치는 등 약점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경기에서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

불안하다고 평가됐던 불펜이 그렇게까지 확 무너지지는 않았다. 거기에 2차전 연타석 3점포로 역대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타점(6개)을 기록한 임병욱이나 준플레이오프 역대 최연소 승리투수 기록을 세운 안우진 등 기대 밖의 히어로도 등장했다. 전형적으로 단기전 상승 기류를 탄 팀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무엇보다 선수단 전체가 모처럼의 가을 잔치에 위축되지 않은 채 즐기고 있다.

이런 흐름이 22일 3차전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무난히 플레이오프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짙다. 더구나 3차전 선발은 현재 넥센의 에이스인 '안정감의 대명사' 제이크 브리검이다. 브리검은 올해 선발로 평균 한 경기 소화이닝이 6⅓ 이상이다. 선발 30경기에서 196⅔이닝을 던졌다. 결국 여러 조건들이 넥센의 우세를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한화가 남은 3~5차전을 모조리 따내는 '리버스 스윕'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단기전 승부에서는 어떤 일이든 예측불허다. 때문에 한화는 아직 포기해서는 안되고, 넥센 역시 방심은 금물이다.

결국 3차전을 앞둔 시점에 넥센의 최대 적은 외부보다는 내부에 있다. 분명 경기장에서는 상대팀인 한화 선수들과 싸워야 하지만, 그에 앞서 내부의 적부터 우선 제압하고 나서야 한다. 내부의 적이란 바로 '자만심'이다. 설령 2연승에 들떠 '이제 다 됐다'거나 '이 정도까지만 하면 이기겠네'라는 방심이 선수나 코칭스태프의 마음에 떠오르면 내부의 싸움에서 진 것이나 다름없다.

페넌트레이스를 떠올려보면 된다. 넥센은 올해 10개 구단 중 역전패가 6번째로 많았다. 앞서던 상황을 지키지 못하고 마지만 순간 무릎을 꿇은 게 36패나 있다. 이 중에서도 7회까지 앞서다가 진 적도 무려 11번이나 있다. 물론 이런 뼈아픈 역전패의 원인이 전부 '자만심'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앞선 상황에서도 얼마든 역전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완전히 승리가 선언되는 순간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