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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리더십 성적+체질개선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조원우 감독을 사실상 경질하고 양상문 LG 트윈스 단장을 신임감독으로 선임했다. 양상문 감독은 2004~2005년 롯데를 이끌었다. 14년만의 친정팀 복귀다.

사령탑 교체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성적이다. 지난해 롯데는 정규시즌 3위를 차지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NC 다이노스에 무릎을 꿇었다. 아쉬움이 컸다. 당시에도 롯데 구단은 조원우 감독의 재게약을 두고 장고를 했다. 구단의 감독선임 프로세스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지만 꽤 시간을 끌었다.

롯데는 양상문 감독을 선임하면서 "양상문 신임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역량과 단장, 해설위원 등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구단 출신으로서 선수들의 성향 및 팀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중장기적 전력 강화를 위해 변화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윤원 단장은 "신구조화라고 봐야 한다. 급작스런 리빌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팀 체질개선을 의미한다.

양상문 리더십은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당장 내년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지상과제 뿐만 아니라 수년간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는 지속가능한 탈바꿈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롯데는 이대호를 150억원에 영입하고 강민호를 삼성 라이온즈에 내줬지만 민병헌에게 80억원을 안겼다. 실익을 떠나 대규모 투자에는 눈에 띄는 성과가 필수다. 올해 7위라는 성적은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수치였다. 내년에도 목마름은 계속된다. 가을야구 진출은 기본이다. 또한 부상과 부진 등으로 성장이 정체된 영건들(박세웅 박진형 윤성빈 김원중 등)과 젊은 타자들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들이 성장해야 기존 이대호 손아섭 민병헌 손승락 등 베테랑 선수들과 '합'이 이뤄진다. 또 똘똘한 외국인 선수 영입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갈길이 멀다. 양상문 감독이 짊어진 짐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롯데 구단은 이종운 전 감독을 3년 계약 첫해에 내보냈고, 조원우 감독 역시 3년 계약 첫해에 물러난 상태다. 둘다 첫 프로감독이었다. 신선한 인물로 변화를 일궈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번에는 경험많은 베테랑 지도자를 영입해 안정을 꾀했다. 이번마저 '모험'을 하기에는 부담이 만만찮았다.

양상문 감독은 "무거운 마음이다.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팬들의 성원에 응답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당장 오는 26일부터 시작될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부터 변화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