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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우여곡절 끝에 가을무대 합류한 송광민 '오늘 한 경기에 다 쏟아 붓겠다'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된 이후 한화는 끈질긴 투지와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결국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마감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07년 이후 무려 11년 만의 가을 잔치였다.

하지만 이런 경사의 와중에 팀 내부적으로 잡음이 일어났다. 팀의 주장을 맡기도 한 베테랑 주전 3루수 송광민이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전격 제외된 것. 부상 때문이 아닌 다분히 문책성 2군행이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당시 "(송광민에게)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팀이 하나로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개인적인 생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팀이 만든 것에 위배되는 생각과 행동은 문제가 있다"며 이례적으로 강경 발언을 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벌어진 이런 상황은 팀 전력은 물론 팀 워크 자체를 흔들 수도 있는 악재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한 감독은 송광민을 품었다. 그는 지난 18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비가 온 뒤에 땅이 더 굳는 법이다. 송광민이 없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지만 아무래도 3번 타선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송광민이 돌아오니 역시 선발 라인업이 꽉 채워진 느낌이다. 더 멋진 활약을 기대한다"며 송광민을 준플레이오프에서 중용할 것임을 밝혔다.

한 감독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송광민을 끌어안았지만, 송광민 역시 문책성 2군행 이후 여러 차례 한 감독을 찾아가 자신의 어리석었던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자세 덕분에 한 감독도 더 쉽게 송광민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19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 나온 송광민은 각오를 새롭게 다진 모습이었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2주는 내 야구 인생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감독님을 비롯해 팀 전체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기회가 온다면 꼭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송광민은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우선은 오늘만 생각하고 있다. 오늘 경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을 생각이다. 정신을 집중해 팀이 이기게 돕겠다"면서 "어릴 때도 토너먼트 대회에 나가면 모든 걸 쥐어짜내 뛰었다. 그런 심정으로 이번 포스트시즌을 치를 생각이다. 후회없이 하겠다"고 다짐했다.

각오가 뜨거웠던 송광민은 일단 1차전 선발 라인업에서는 제외됐다. 한 감독은 "경기 감각을 감안해서 일단 김회성을 선발로 투입한다. 여의치 않으면 곧바로 송광민을 투입할 수 있다"며 송광민을 조커로 활용할 것임을 밝혔다. 과연 심기일전한 송광민이 조커로 팀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