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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이 아빠→벤투호 뉴 아이콘'…바야흐로 박주호 전성시대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나은이 아빠' 박주호(31·울산)가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벤투호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축구에서도, 예능에서도 '박주호 전성시대'다.

박주호는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파나마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 8년 만에, 38번째 경기만에 마침내 첫 골을 터트렸다. 전반 4분이었다. 황희찬의 도움을 받아 시원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박주호의 선제골을 앞세워 전반에만 2골을 넣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2골을 허용하며 2대2로 비겼다. 그래도 박주호의 A매치 데뷔골은 빛이 났다.

먼 길을 돌고, 또 돌아왔다. 박주호는 '될성부른 떡잎' 이었다. 그는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왼쪽 윙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형' 박주호는 유럽 구단의 눈에도 '진주'였다. 스위스 명문 FC바젤을 거쳐 독일 마인츠와 도르트문트로에서도 활약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지난 연말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K리그로 둥지를 옮겼다.

러시아월드컵이 전환점이었다. 그러나 '비운의 월드컵 악몽'은 4년 전 브라질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이어졌다. 박주호는 브라질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탈락→대체발탁'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러시아월드컵이 희망이었지만 눈물은 계속됐다.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26분 만에 햄스트링을 다쳐 쓸쓸하게 퇴장했다.

그는 월드컵 후 혹독한 재활 치료에 매달렸다. 그사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운명의 잭팟'이 터졌다. '시련의 터널'에서 살짝 눈을 돌려 예능으로 '외도'를 선택했고, 또 다른 빛을 만났다. 박주호가 아닌 '나은이 아빠'로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박주호는 현재 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다. 딸 나은이와의 일상이 시청자들을 홀렸다. 나은이는 수리 크루즈(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의 딸)를 닮은 귀여운 외모에다 어른들의 가슴을 녹이는 애교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아내인 안나는 스위스 국적이다. FC바젤에서 뛸 때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녀를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2015년 딸 나은이를 낳았고, 지난해 아들 건후를 얻었다.

러시아월드컵 때 이미 화제가 된 안나의 미모와 다정한 내조에다 나은이의 외출은 흥미만점이었다. 안나는 6개 국어에 능통한 재원이다. 나은이 역시 영어·스페인어·독일어·한국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한 '언어 천재'다.

나은이는 '아빠의 로망' 같은 딸로 꼽힌다. 아빠 박주호가 절로 빙구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귀여움과 애교는 아픈 아빠를 챙기는 다정함이 돋보인다. '슈돌'에서 나은이는 박주호와 아침마다 모닝 뽀뽀를 하며 "감사해요"라고 인사하는가 하면, 박주호도 못하는 독일어로 현지인급 프리토킹을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치료받는 아빠에게 "안 아프게 해주세요. 아빠 화이팅"이라며 걱정하고, 월드컵 당시 아빠의 부상에 대해 "슬펐다"고 회상해 보는 이를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축구공으로 맞는 놀이를 한 박주호에게 다가와 "내가 이렇게 차가워(얼음찜질) 해줄까?"라고 말해 아빠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박주호도 그런 딸과 아내의 응원에 보답했다. 박주호는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며 벤투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그는 "양쪽 풀백이 상대팀 뒷공간을 파고들어야 유리하게 공격을 펼칠 수 있다는 벤투 감독의 지시대로 움직이려 노력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도 2대2 무승부에 대해서는 "결과가 아쉽다. 선의의 경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축구 선배 이동국은 지난 2015년부터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지만, 여전히 K리그에서도 40세 최전방 공격수로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박주호가 A대표팀에 복귀하기까지는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예능 출연은 또 다른 삶의 양념이었다. "가족들의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미안했다"고 한 박주호, 그의 시대는 지금부터다.

lunarfly@sportschosun.com